백날천날 영업하는 변액보험 알아보기
2019년 10월 4일 어피티 무료 뉴스레터에 담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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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입니다. 사회초년생에게 재무설계를 빌미로 가입이 권유되는 대표적인 보험이죠. 정부가 만든 꽤 괜찮은 앱,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독자님이 가입한 보험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알려드린 적 있었죠.
독자님이 가입한 보험 상품의 이름 속에 ‘변액'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면 오늘 글은 집중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보험은 금융의 여러 갈래 중에서도 굉장히 복잡한 놈이지만, 이름만 잘 뜯어봐도 절반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먼저 변액이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변액(變額). 말 그대로 ‘액수가 변한다'는 뜻입니다. 독자님이 나중에 받게 될 보험금의 액수가 변하는 거예요.
액수가 커지는 쪽으로 변하면 당연히 이득이지만, 액수가 줄어드는 쪽으로 변하면 손해입니다.
액수가 변하는 이유. 독자님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사용해 투자를 하거든요. 보험사가 계열사인 자산운용사에 맡기면,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 투자상품에 넣어서 굴리는 거죠.
투자이기 때문에 수익을 추구하지만,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있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수익을 좇으면 위험도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찍을 때가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경기 침체로 증시가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보험사가 많아요.
게다가 변액보험은 운영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 다른 상품에 비해 큽니다. 아래 두 가지 이슈 때문인데요.
먼저 사업비를 떼어갑니다. 사업비는 보험설계사에게 주는 수당입니다.
또 위험보험료도 따로 빼둡니다. 가입자가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이에요.
때문에 변액보험에 가입하고 7년째까지는 투자한 펀드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원금을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변액보험이 투자한 펀드에서 수익률이 연 3% 나더라도 10년은 투자해야 원금(납입한 보험료) 정도가 돼요.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바로 물가인데요. ‘변액’이 들어가는 보험상품 대부분이 저축성보험 또는 보장성 종신보험이 많아 가입기간이 깁니다. 이 기간 동안 물가가 오르는 걸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이가 주택복권에 당첨됐었죠. 당시에는 주택복권 당첨금이 1억 원일 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억 원으로 큰 집으로 이사 가는 건 꿈도 못 꿉니다. 30년의 세월 동안 물가는 빠르게 올라가요.
다행히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손을 좀 봤습니다.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실질수익률을 제대로 공개하도록 방침을 세운 거예요. 생명보험사는 여기에 반발했고요. 변액보험의 실질수익률을 공개하면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는 영업하기 곤란할 수밖에 없겠죠.
장기간 보험 계약을 유지하고, 경제 상황이 좋을 경우 투자 성과가 나면서 은행 예적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상품에 따라) 가입 기간 동안 질병이나 사망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변액저축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 수익이 나면 수익에 대해 세금을 떼는데, 그걸 안 내도 된다는 뜻이에요. (원금에 붙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이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변액보험은 투자가 일어나는 투자상품입니다. 그래서 투자 성과가 나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상품이에요.
‘변액'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험상품을 놓고 ‘무조건 안전하니 저축용으로 들어라’라고 말하면 그건 사기입니다. 불완전판매의 전형이에요.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떼어두기 때문에 10년 이내에 해지하면 손해입니다. 독자님이 낸 원금보다 적은 금액이 나오게 돼요. 원금 보장이 중요하다면 차라리 은행 예·적금으로 굴리는 게 낫습니다.
가입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물가도 함께 오릅니다. 애매한 시점(10년 이내)에 중도해지를 할 경우, 받게 될 금액의 가치가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낮아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많은 상품입니다.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영업할 때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민원사례가 상당히 많아요.
제가 한 놈만 팬다의 소재로 갖고 온 가장 큰 이유기도 해요.
JYP's comment
보험은 어렵지만, 길게 놓고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나의 많은 돈이 들어가는 중요한 상품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보는 눈이 가장 중요합니다(상품의 장단점을 잘 설명해주는 설계사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편이에요).
저는 독자님의 돈이 걸려있는 문제에 다른 사람의 욕심이 개입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금융시장이라는 곳이 워낙 정보 비대칭이 심한 곳이긴 하지만, 독자님이 본인의 눈으로 상품을 이해하고 내 기준에 맞는 상품을 콕 짚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함께 해드리는 게 저희의 몫이고요. 대부분의 나라에 정년 개념이 있지만,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발달해있습니다. 이 두 국가는 능력과 상관없이 입사 연차가 올라가면 연봉이 자동으로 오르는 시스템을 적용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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