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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휴학한 직대딩입니다. 집에서 지원받는 게 너무 불안정해서 생활비를 벌어 놓으려 휴학했는데, 어쩌다 보니 계약직으로 취업을 해버렸네요. 단기적인 목표는 수료 후 해외 인턴에 합격하는 것이고, 장기적인 목표는 제 콘텐츠를 발굴해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의 재무계획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어 머니로그를 보냅니다.
나이: 24세
하는 일: 투자 관련 회사 / CS / 3개월 차 / 사원
세전 연봉: 2,568만 원
월 실수령액: 194만 원
주거 형태: 전세
대출여부/금액 : 학자금 대출 400만 원
일주일에 7만 원으로 생활비 예산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씁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약속이 많아지는 시기엔 긴장이 돼요. 생활비에서 아껴서 유흥비를 쓰는 거니까요. 새로운 모임에 나가거나 친구들과 약속 잡는 것을 주저하는 편입니다. 또 가족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에요. 어차피 가족들 노후는 제가 책임질 테니, 지원받을 수 있을 때 받는다는 마음으로요. 교육비(책값, 시험 응시료 등), 식료품비(일주일에 5만 원 남짓) 등을 가족 카드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주거비: 각종 공과금, 전세대출 이자 10만 원
교통비: 대중교통비 72,000원
통신비: 휴대폰 요금 38,500원
보험: 실비보험료 8,980원
대출: 학자금대출 총 400만 원
저축: 적금 50만 원 (현재 총 150만 원)
카드
페이코 우리체크카드(한 달에 30만 원 이하로 사용)
예ㆍ적금
우리은행 / 첫급여 우리통장 (입출금자유, 월급통장)
우리은행 / won통장(입출금자유, 일주일 생활비 거치 통장)
우리은행 / 우리 won 모아 예금(300만 원, 연이율 4%)
하나은행 / young 하나 통장(수수료 무료, 하나 더적금 이체용)
하나은행 / 더적금(월 50만 원, 현재 100만 원)
카카오뱅크 / 입출금통장(수수료 무료, 이체용 통장)
카카오뱅크 / 세이프박스(한 달 생활비 거치용 통장)
NH 투자증권 / QV CMA(주식 투자용, 수수료 무료 이벤트 때 가입)
에임 자산운용 300만 원
PM 8:00
저녁을 먹고 영 졸리고 늘어져 집 근처 요거프레소에 갔다. 모카 요프치노 4,500원
DAY 1 TOTAL: 4,500원
본가에서 가져온 쭈꾸미볶음에 야채를 많이 넣어 양을 불렸다. 냉장고 파먹기 같은 개념이라 소비한 돈은 0원.
간장과 고추장을 14,500원이었는데 가족카드로 긁었다. 이걸로 저녁엔 비빔국수를 해 먹었다.
DAY 2 TOTAL: 0원
도시락은 사진을 깜빡해서 저녁 사진으로 대체한다. 알리오 올리오에 편의점 칠리새우를 곁들였다. 지친 저녁에 한 줄기 빛..
베프 생일 겸 취뽀 선물로 퓨즈서울 슈트를 골랐다. 이번 달 생활비를 많이 아껴 놔서 별로 부담은 안 된다. 허리 졸라맨 나 칭찬해!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 기뻐하는 친구 모습이 눈에 선하다.
DAY 3 TOTAL: 176,000원
점심은 만두볶음밥을 싸갔다. 전날 저녁에 만드는 게 조금 귀찮지만 그래도 금방 만들고 포만감도 커서 즐겨먹는 메뉴다. 마침 사수분이 딸기 라떼를 쏘셔서 행복하게 먹었다. 내 돈으로 카페는 정말 안 가게 된다. 카페 음료 하나면 주식이 몇 주냐.. 생각하게 된다.
저녁은 스터디 약속이 있어 김밥천국에서 가족카드로 라면과 김밥을 먹었다. 총 7,500원을 썼다. 요즘 김밥 값 정말 비싸구나. 라면보다 김밥이 비싼 날이 오다니 충격적이다.
DAY 4 TOTAL: 0원
도시락은 참치마요
저녁은 쭈꾸미볶음밥이었다.
사진을 잘 안 찍어서 아쉽다.
DAY 5 TOTAL: 0원
친구와 자전거를 탔다.
따릉이 2,000원이 들었고 다 타니 너무 배고파서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는 가족카드로 긁어서 0원이다. 월급 안에서는 최대한 아껴 저축을 하고 현금이 필요할 때 가끔 이렇게 가족카드로 긁고 현금화를 하곤 한다.
DAY 6 TOTAL: 2,000원
여성소비총파업날이라 소비하지 않았다.
DAY 7 TOTAL: 0원
식비: 4,500원
경조사: 176,000원
문화: 2,000원
용돈 대신 가족카드를 쓰면서 돈을 많이 아끼는데, 이런 지원이 없어졌을 경우에 생활이 팍팍해질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이게 없다는 전제하에 먼저 살아보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하면 삶의 질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달에 최소 25만 원 정도는 장 보는 데 쓰는 것 같은데, 작년엔 지원이 아예 없어서 한 달 식비 28만 원으로 살았거든요. 빡빡하다고는 느끼지만, 그렇다고 생활비 지출을 늘리기엔 저축, 투자금이 줄어드는 게 피눈물이 납니다. 어느 정도 쓰는 게 적당한지, 제가 지금 너무 빡빡하게 쓰는 게 맞는지, 지금처럼 해야 잘하는 것인지 등등 전문가의 평가나 응원을 받고 싶습니다.
생활비 대출로 400만 원 정도 있습니다. 100만 원은 2017년에 빌린 것으로 당시에 다 썼고, 300만 원은 2019년에 빌린 것인데 분위가 낮아 이자지원을 해준다길래 목돈을 일단 꿍쳐두려고 대출받은 거였거든요. 해외인턴도 전체 자비로 가야 할 것 같고, 당장 미래 생활비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어서요.
취업 후 상환으로 선택해 놨던지라 소득이 생기기 시작하자 바로 이자를 매년 내야 하고(연 2%), 일정 소득 이상 넘어가니까 학자금 공제로 연 36만 원을 상환해야 하네요. 사실 막상 목돈이 있으니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예금을 넣어놓았어요. 우리은행 300만 원짜리 예금이 이것인데요.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상환 계획을 짜고 싶어요. 제 재무 계획은 2년간 3년 치의 생활비를 모아놓고 복학하는 거예요. 해외인턴까지 다녀오고 나서 취준 생활 고려하면 사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긴 합니다. 학기 중에도 알바를 하면 되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학과 특성상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려면 학기 중에 알바를 하기 버겁더라고요.
2024년까지의 대부분의 목돈을 내년까지 벌어놔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생활비 대출을 내놓기도 망설여지고, 한편으론 해외인턴은 앞으로 3년 뒤에나 갈 예정인데 제가 괜히 일을 벌인 걸까 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합니다.
보내주신 머니로그를 보면서, 그간 고민을 많이 하셨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요약하면 첫 직장에 들어가 이제 막 소득이 생긴 상황에서, 가족 지원이 끊길 것을 대비해 소비지출 금액을 줄여야겠다는 의지도 있고, 저축과 투자에 관심이 많아 저축 위주로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중이지만, 이전에 받아둔 대출금이 눈에 자꾸 거슬리는 데다,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인생 과제가 다가오는 상황이죠.
당장은 돈과 관련된 문제들이 다소 복잡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 바꿀지 큰 그림을 그려보고 하나씩 풀어가면 됩니다. 돈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태도를 보여주시는 걸 보면, 해결도 금방일 거예요. 그렇지만 해결을 위해서는 원칙이 필요한 법! 독자님의 돈 고민과 관련된 몇 가지 원칙과 우선순위를 알려드릴게요.
대출 상환 vs 저축 두 선택지 중에서는 ‘대출 상환’이 먼저라는 사실, 어피티에서 자주 강조해드렸죠! 대출은 예금보다 금리가 높아, 나가는 돈만 놓고 따져봐도 예금 통장에 두는 것보다는 얼른 갚는 게 낫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건 심리적인 문제예요. 지금도 여유가 많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마음의 부담도 더 커질 거예요. 저축, 투자로 들어가 있는 돈을 얼른 가져와서 대출 먼저 갚아주세요.
“저축이 미래에 쓸 돈을 준비하는 것이라면, 빚 갚기는 이미 과거에 내가 벌여 놓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벌 땐 벌고 쓸 땐 쓰는 여자를 위한 돈 버는 선택 | 이지영 | 릿지
금융상품에 따라 저축을 분류하지 말고, 목표에 따라 분류해주세요. 저축으로 모은 돈을 여행, 학업 이수, 경조사 등에 지출한다면, 그 저축은 ‘쓸 돈 저축’입니다.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돈을 모아두는 건 ‘목돈 저축’이에요. 원래 ‘돈 모으기 좋은 시기’라고 할 때의 돈 모으기는 ‘목돈 저축'을 이야기하는 건데요, 독자님은 2년 뒤 구체적인 지출 계획이 있는 상황이라, ‘쓸 돈 저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쓸 돈 저축용 통장을 새로 개설해 만기 된 적금 금액을 이체해두는 식으로 구분하면 더 확실하게 구분될 거예요.
저는 문제가 복잡하게 엉켜있을 때, 백지를 꺼내놓고 어떻게 바꿀지 그리곤 합니다. 왼쪽에는 변경 전, 오른쪽에는 변경 후의 모습을 그리는 식이에요. 보내주신 재무 로드맵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에는 위에 알려드린 원칙을 참고해 새로운 재무 로드맵을 그려보세요. 2021년까지 생활비 대출은 사라지고, 저축액은 줄어들겠죠?
변경 후의 로드맵이 꼭 한 가지일 필요는 없습니다. 목표대로 굴러가는 이상적인 로드맵과 현실적인 로드맵, 보수적인 로드맵을 그려보세요. 독자님의 로드맵에는 결과에 따라 그다음 스텝이 달라지는 선택의 기로가 많습니다. 복학을 언제 하게 될지, 복학 후 장학금을 받게 될지, 해외인턴을 목표한 시점에 가게 될지 100% 확실하게 얘기할 수는 없어요.
이상적인 로드맵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돈 관리를 실천해나가되, 변수가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직접 짜보는 거죠. 이렇게 로드맵을 나눠 그리기만 해도 지금 느끼는 애매함, 불안감이 많이 사라질 거예요.
이미 주택청약이 있는데 돈은 안 넣고 있거든요. 2019년 초에 만들었는데 이걸 유지하는 게 좋을지 청년우대형으로 새로 만들어야 할지 뭐가 더 나은지 모르겠습니다. 얼마까지 넣어야 할지도 궁금해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청년 우대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만 된다면, 무조건 신청해주세요. 어차피 가입할 청약저축, 어차피 받을 전세대출, 어차피 낼 세금… 어차피 내야 할 돈이라면 정부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는 게 베스트입니다. ‘청년’, ‘중소기업’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제도라면 더더욱요.
특히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저축통장은 조건이 안 돼서 못 받는 사람들이 많아 ‘역차별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니까, 조건이 되면 꼭 가입해주세요. 기존에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있으니, 청년 우대형으로 업그레이드하시면 됩니다. 가입 조건과 혜택 내용은 여기서 확인해보세요.
독자님, 우선 편안하게 심호흡 한 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직 학생이고 충분히 잘하고 계신데도 보내주신 고민들을 보니 숨이 가빠 보였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고 느껴지시죠? 그러다 보니 이걸 하면 저걸 못할 것 같고, 자꾸 무언가 놓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실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거든요. 할 수 있는 것이 명확해지면 에너지 소모가 줄어듭니다. 낭비가 없죠. 이것도 꽤 즐거운 일이에요. 하지만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감의 지분이 조금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꿈꿔보지는 않거든요.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것을 하려다 보면 마음이 더 많이 쪼그라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의 최종 목표는 독자님의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목표를 향해 그저 돌진하던 사람들이 막상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허탈해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거든요. 목표를 빠르게 달성해서, 그 즐거움을 더 빨리 누리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 길을 가고 있는 나를 꼭 살피면서 가셨으면 좋겠어요.
미래에만 담보된 행복은 절대 없어요! 지금을 오롯이 인내해서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과정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지만, 오늘의 내가 쌓여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대단치 않은 모습이어도 오늘의 즐거움을 적립하면서 더 나아진 내일의 독자님을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어피티가 응원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에 메일함으로 찾아가는 <돈 되는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