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종이 박스를 늘려가는 일

10년짜리 영주권 갱신

by Jaden

10년짜리 영주권 만기가 다가왔다.

뉴욕 비자 전문 변호사와 30분 정도 면담을 했고,
결론은 갱신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지인 언니는 불안해서 갱신할 때 변호사를 썼다고 했다.
내 변호사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서

나는 신청서를 써 보기로 했다.


미국에서 살면서 생긴 버릇이 있다면

이메일이든 편지든

정부 기관에서 발행된

공식 문서를 보관해 온 것이다.


매번 느끼지만

미국 정부는 나도 잊어버린 내 옛날 집 주소 기록까지 가지고 있어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지금도 미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의 모든 문서를
거의 다 가지고 있다.


학생비자, CPT, OPT, H1B,
그리고 영주권 관련 서류와 확인증까지.


이사를 다닐 때마다

종이 문서가 가득 든 서류 박스를

마치 금고인 듯 들고 이사 다녔다.


이번 영주권 갱신은 온라인 신청서를 쓰기로 하고

USCIS 웹사이트에서 영주권 갱신 페이지를 찾았다.


“시민권(Naturalization) 신청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일단 무시하고

영주권 신청서 사용 방법을 천천히 두 번 읽고


숨을 한 번 고르고

실수 없이 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신청서를 작성해 나갔다.

의외로 질문이 어렵지 않았다.

개인 정보를 먼저 쭉~~ 쓰고


한 가지 질문에서 잠깐 멈췄다.

“첫 영주권을 어디서 받았는가?”


10년 전,

전 회사 법률팀이 보내 준 이메일을 보관해 둔 것이 있어 찾아봤더니


뉴저지 Elizabeth에 가서 지문(Biometrics)을 찍으라는 안내였다. 답란에 Elizabeth를 쓰려다가 의심이 들어 ChatGPT에 물어보았다.


GPT 말은 이랬다.

Elizabeth는 Application Support Center이고 뉴저지 거주자의 영주권 발급 관할은 Newark USCIS Office라는 것. 흠...... 내가 Newark을 갔던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구글에 USCIS 오피스 위치를 검색해 보았다. 뉴저지에는 Newark에 오피스가 있다고 나와서 그대로 Newark라고 적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비 $415도 카드로 결제했다.


정확히 일주일 후, 신청서를 접수했다는 확인 편지가 우편함으로 왔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Biometrics 약속이 잡혔다는 편지가 우편함에 도착했다. 약속 장소장소는 Elizabeth, New Jersey였다.


올드 패션이긴 하지만, 혹시 몰라서.

이 문서도 저장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주권 갱신 신청서와 신청비 결제 영수증을 프린터로 출력하고

받은 편지와 함께 이사용 갈색 서류 박스에 넣어 두었다.



미국에서의 시간만큼
내 아파트에는 종이가 더 쌓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