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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희 Jan 25. 2022

이번 봄엔 누가 배구를 할까?

프로배구 2021-2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팀 예상해보기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 리뷰를 써보고 싶어서 개막전 리뷰를 쓰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라운드가 끝났다. 나 개막전 리뷰도 다 못 썼는데?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개막전 리뷰를 쓰지 못한 팀들은 절대 그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아무튼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경기로 4라운드가 끝나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선수들이 휴식하는 동안 나는 그동안 밀린 얘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프로배구 정규리그는 총 여섯 개의 라운드로 이루어지고, 각 라운드에서는 7개의 팀 간의 맞대결이 이루어진다. 즉 모든 팀들이 한 시즌에 서로 6번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고등학교 때 풀었던 확률 문제가 생각난다... 이런 말 하지마까) 벌써 4라운드가 끝났다는 건, 이미 각 팀들이 4번씩의 맞대결을 가졌고 2021-22 시즌도 3분의 2가 훌쩍 지나가버렸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 여자부는 유독 상위권과 하위권 팀들의 구분이 뚜렷하고, 더군다나 시즌 막바지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봄배구 진출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시즌, 누가 봄배구를 하게 될까?



1.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현대건설은 말 그대로 기록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후 최다 연승, 팀 최다 연승, 한 시즌 내 두 번의 11연승 등 온갖 기록을 세웠다. 무려 23승 1패.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승리하며 압도적인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4라운드가 끝난 지금 이미 승점 68점을 쌓았으며 현재까지 포스트 시즌 진출 팀으로 가장 유력하다. 여태까지 정규리그 1위 팀 승점을 살펴봤을 때 (이미 7개 구단을 운영 중인 남자부와 비교했다.) 60점 후반~70점 중반의 승점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따라서 이미 승점 68점을 쌓았다는 건,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물론 정규리그 1위에도 가장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의 성적을 봤을 때 큰 이변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대건설은 무리없이 봄배구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 그리고 더 나아가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줄곧 이기는 경기를 해왔지만 모든 경기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남은 라운드 동안 또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위기를, 여태껏 그래왔듯이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범실, 무조건 범실, 제발... 범실이다. 2021-22 시즌의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거의 모든 공격과 수비 지표에서 3위 이내를 차지하며 빈틈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단 하나 떨어져 있는 지표가 바로 범실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범실 460개로 7개 팀 중 세 번째로 많은 범실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건설에게 위기였던 경기 결과를 보면 범실로 인해 발목을 잡혔다고 볼 수 있다. 1라운드에 풀세트 끝에 경기를 내줄 뻔했던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범실 33개, 유일하게 패배했던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상대가 14개 범실을 한 가운데 33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특히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던 4라운드에서는 7개 팀 중 범실이 가장 많다. 그렇다, 범실이 제일 많은데 라운드 전승을 했다. 앞으로의 이기는 경기를 위해, 현대건설은 상대 공격을 잘 방어하는 것만큼 자체 범실을 줄여 효율적인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도로공사 또한 봄배구 진출 윤곽이 두드러지고 있는 팀이다. 물론 1라운드 성적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아쉽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2라운드부터 치고 올라왔다. 1라운드에서는 3승 3패를 기록하며 중간 순위를 차지했지만 2라운드부터 현재까지 단 2경기만 상대에게 내어주었으며,  3라운드는 전승을 기록했다. 1위 팀인 현대건설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를 차지한 팀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의 도로공사는 특히 블로킹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세트당 평균 2.91개의 블로킹을 잡으며 다른 팀보다 세트당 0.5~1개 이상의 블로킹 득점을 기록해왔다. 두 명의 주전 센터는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블로킹 득점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도로공사는 선수들 간의 상호 보완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 덕분에 경기 상황에 따라, 혹은 다소 흔들리는 상황에서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 이고은 선수와 이윤정 선수가 번갈아 출장하며 흔들리는 순간에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고, 또 문정원 선수와 전새얀 선수가 서로 교체로 나서며 문정원 선수는 서브와 수비에, 전새얀 선수는 블로킹과 공격에 가담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로공사지만 이윤정 선수와 이예림 선수의 영입, 그리고 기존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일전에 도로공사를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으며 양쪽 날개가 함께 살아나는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고, 여전히 이 부분이 아쉽다. 이미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도 그럴 것이 아무래도 2위 팀이니까, 자꾸 뭔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에서 박정아 선수와 켈시 선수의 공격이 함께 터진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가 나올 수 있을 텐데. 이를 위해선 백어택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도로공사는 여자부 팀 중 백어택 시도가 가장 적다. 전위에 항상 확실한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백어택을 활용하여 두 선수의 공격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상대 블로킹과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두 선수는 도로공사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굳이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나?


3. GS칼텍스


    GS칼텍스는 4개의 라운드 동안 꾸준하게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팀이다. 확실한 해결사 모마 선수가 있고, 안정적인 플레이와 끈끈한 조직력이 뒷받쳐준다.  여러 포지션에서 교체 자원이 튼튼하다는 것은 GS칼텍스의 오랜 장점이다. 이러한 안정감 덕분에 GS칼텍스는 특히 하위권에 있는 팀과의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최근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변수다. GS 입장에서는 5~6라운드에서  팀들을 상대로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번 시즌 GS칼텍스는 블로킹이 강한 팀을 상대로 특히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블로킹에 여러 차례 차단되고, 이후 공격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블로킹을 의식하며 아웃 범실이 많이 나오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번 시즌 블로킹이 좋은 팀이 현대건설과 도로공사, 즉 남은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서 GS칼텍스가 꺾어야 할 팀들이라는 점이다.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포스트 시즌에서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 GS칼텍스는 이 두 팀의 블로킹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부분 이번 시즌 GS칼텍스의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외국인 선수의 높이가 많이 낮아진 건 맞다. 작년까지 GS에서 뛴 러츠 선수가 206cm였으니까. 절대 모마 선수 탓하려는 게 아니다. 공격 1위에 4라운드 mvp인걸?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그 답으로 리시브 효율을 꼽고 싶다. 이소영 선수가 인삼공사로 이적하고, GS의 리베로 오지영 선수와 한다혜 선수가 연달아 부상을 겪으며 지난 시즌보다 리시브 효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이번 시즌 GS의 리시브 효율은 약 34%로 리그 2위다. 2위인데 왜 리시브 효율이 낮다고 말하냐면, 지난 시즌 평균 리시브 효율이 무려 41%였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빠른 플레이를 만들며, 상대 블로킹이 따라오기도 전에 이미 득점을 만들어버리는 팀이었다.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면 세터의 빠른 토스가 불가능하고, 공격수의 공격 준비도 늦어지기 때문에 스피드를 살리기 어렵다. 만약 리시브 효율이 답이라면, 내가 뭘 알겠냐만, GS칼텍스에겐 희망이 있다. 최근 오지영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하며 리시브 효율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지영 선수의 회복과 함께 팀 자체의 리시브 효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모마 선수의 파워로 높은 팀들을 상대해 왔다면, 이젠 여기에 스피드를 더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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