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래 1주일에 적어도 한 개씩은 업로드하려했으나 중간에 여행도 다녀오고 휴가를 쓰고돌아오니 일이 정말 말 그대로 산처럼 쌓여있어서 도저히 쓸 시간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꾸 밀리면 안되는데...
한국에서 학원을 다녀본 경험은 없지만 그래도 지나다니며 한 번쯤 아니 그 이상 들어본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생각치도 못 했는데 인터뷰를 보자고 한다.
대형어학원이여서 나름 긴장감과 기대감을 가지고 갔다.
가벼운 주제로 시(범?험?)강(의)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어떤 강의를 준비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름 착실히 시작부터 끝까지 시나리오를 짜서 준비해갔는데 첫 두 세 마디 했을 때 였나, 이사님이 갑자기 중지를 시키더니 주제를 바꿔버렸다.
'교포선생님이 한국인 선생님보다 영어를 더 잘 가르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어라? 갑자기 이렇게 서프라이즈라고?
준비해갔던 강의는 더이상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갑작스레 던저진 주제와 나의 답변은 왠지 뇌리에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언어는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문화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언어이기 때문에 해당언의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 한 사람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떤 표현은 어떤식으로 전달해서 뉘앙스를 정확하게 전달하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의 차이다.
답변이 마음에 들었는지 나는 회화보다는 시험과목을 가르쳐보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
시험이요? 저 영어시험 본적이 없는데요?
앞으로 보면 되죠!
허...그럼 회화하다 옮겨가면 안되나요?
네, 안됩니다.
회화와 시험과목은 완전 관리체계가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과목을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돈 벌고 싶지 않나요?' 라는 말에 혹 해서 열심히 해본다 했다.
회화의 경우 학생수가 특정선을 넘지 못 하고 소위 학원의 관리하에 수업이 맞춰진다. 또한 학원의 방침인지 컨셉인지 나는 '외국인 회화'에는 적합치 못 했던 지원자 였던 것 같다. 분명 외국인이지만 검은머리 외국인이라 그런지 그 누구도 외국인이라 취급하지 않았다. 이 부분 때문에 여러가지 갈등도 있었는데 나중에 차차 풀어가보도록 하겠다.
외국인 선생님의 회화 과목은 학생수가 많치 않고 해외에서 비자스폰서를 해주며 직접데려오는 형식이 더 많았던지라 집구하는데 어느정도 보증금을 학원에서 도와주고 월급제 형식을 페이를 받는 형태다.
반면에 시험과목의 경우 학원과 강사간에 단기 계약직의 계약이 진행된다. 학원 6 강사 4의 인센티브 제도. 하지만 이것도 수습기간이 끝난 후에야 가능했고 처음 6개월은 시급제로 강의를 해야만 했다. 단기 계약직이다 보니 4대보험등의 혜택은 일체 없었고 보너스 휴가 등도 일체 없었다.
나중에 든 생각인데 1년마다 재계약을 한 것도 정규직에게 제공해야만 하는 혜택과 퇴직금 등에 대해서 자유롭기 위한 학원측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여곡절 끝에 토플과목을 배정 받았고 리딩과목을 준비해 달라 통보 받았다.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토익은 들어 봤어도 토플은 처음이었다. 사실 당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에 뭐든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첫 강의까지 약 2주.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이 때까진 내가 리딩을 가르칠 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