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63 : 카드
신용카드는 유혹이다.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다고 꼬드긴다.
보상을 먼저 주고 책임을 나중에 묻는다. 대가는 고스란히 미래의 나에게 미룬다.
긁는 순간 기분은 가볍지만 매달 날아오는 청구서는 무겁다.
한번 후불에 길들여지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어렵다.
선불 인생으로 되돌리려면 한 달 치 수입이라는 커다란 기회비용을 온전히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삶의 중요한 가치들은 카드를 받지 않는다.
성장은 오직 ‘선불’로만 거래되는 엄격한 시장이다.
러닝을 할 때마다 고민한다. 밥 먹기 전에 뛸까, 아니면 먹은 후에 소화시킬 겸 뛸까.
후자를 선택하면 항상 후회한다. 몸이 무거워 뛰기가 힘들다.
나른함에 취해 포기도 쉽다. 달콤한 식사를 먼저 당겨 쓴 대가다.
소파에 쓰러져 나른함에 항복한 꼴은 늘 남루하다.
성장은 정직한 선불 거래다. 달리기가 그렇듯, 먼저 땀과 거친 숨을 지불해야 건강한 개운함을 얻는다.
삶의 모든 성취는 같은 맥락이다. 끈기있는 고통을 선불로 지불하는 것. 그래야 달콤한 보상이 온다.
예외가 없다.
다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