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알아라", 다 퍼트려라"는 주문이다

WORD 80 : 스피커

by 다시청년

입술을 떠난 말은 그 즉시 고성능 스피커를 탄다.

"너만 알아라"는 말은 사실 "모두가 알게 하라"는 광고 카피나 다름없다.

누구에게나 비밀을 공유하고 싶은 '너'는 한 명쯤 있기 마련이다.

그 한 명이 또 다른 한 명에게 속삭이다 보면, 어느새 온 동네가 다 아는 확성기 파티가 열린다.


비겁한 이들은 꼭 남의 이름을 빌려온다.

"누가 그러는데", "어디서 들었는데"라며 슬쩍 발을 뺀다.

말의 책임을 지기 싫어서 타인을 방패막이로 쓰는 꼴이다.

출처가 흐릿한 정보는 가벼워서 더 멀리, 더 빠르게 퍼진다.

전하는 사람도 죄책감이 없으니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말이 소문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는 법은 두가지다.

침묵하거나, '내 생각'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것이다.

"내 생각엔 이렇더라"고 주어를 명확히 하면, 옮기는 사람도 함부로 입을 떼기 어렵다.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너무 확실하면 말은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

책임의 무게가 스피커의 볼륨을 줄이는 셈이다.


가볍게 던진 말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내 말에 내 이름을 걸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입을 닫아라.

무책임한 스피커가 되어 남의 이야기를 퍼 나른 대가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값을 치르게 돼 있다.

내 생각만 내 이름으로 말하라.

그것이 입을 잘 다스리는 사람의 진짜 실력이다.


다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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