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D Aug 05. 2019

시작부터 다른 B2B UX

B2B UX를 디자인할 때 염두해 볼만한 것들

그냥 업데이트 안 하면 안 되나요?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수개월간 많은 고민과 리서치 끝에 대규모 사이니지를 제어하는 B2B 솔루션의 UX를 대대적으로 개선했고, 필드에 있는 업관계자들에게 디자인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나에게 돌아온 첫마디가 바로 저것이었다.


사실 좀 억울했다. 그들이 내 고민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도입을 거부하는 것 같았다. 다시 페이지를 돌려서 각 UX 개선 방향과 기능들이 얼마나 '사용성'을 높이는지 구구절절 설명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무엇이 문제인지 그들의 눈빛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고민한 '사용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렇게 내 첫 번째 B2B UX 디자인은 큰 실패의 경험과 동시에 나름의 깨달음을 남겼다.


시작부터 잘못됐었다. UX 디자인은 User에 대한 고민과 통찰로부터 시작되는데, B2B 사용자는 솔루션에 바라는 점, 사용 목적, 사용 빈도, 니즈 자체가 B2C의 그것과 달랐다. 그때부터 B2B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무엇이 업무적으로 불편한지, 어떤 솔루션이 좋은 B2B 솔루션인지, 어떻게 개선하면 다시 몸에 익혀야 하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필드에 반영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B2B UX 디자인의 방향성을 정리했고, 내 나름의 잠언으로 사용했던 이 가이드라인은 B2B UX 디자인을 담당하던 3년간 큰 도움이 됐다. 혹시 B2B UX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남겨본다.




신뢰할만한 정보의 제공    


1. 시스템 전반의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 성격의 페이지는 스크롤 없이 전체 시스템의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좋다.

숫자의 변화 (상태별 디바이스, 오류, 요구되는 태스크의 수 등)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관리 대상 각각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콘과 텍스트를 함께 사용해서 관리 대상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

꼭 확인해야 하는 상태인 경우 Blink와 같은 Animation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3. 솔루션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실제 관리 대상의 정보와 일치해야 한다.

관리대상의 정보가 변경되면 솔루션의 페이지를 자동으로 리프레시하는 것이 좋다.

성능 등의 이슈로 자동 리프레시가 어려운 경우, 타이머 기능을 통해 주기적으로 리프레시를 하는 것이 좋다.


4. 관리 대상의 상태 변화에 대한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관리 대상의 상태 변화에 대한 히스토리를 시간대 별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좋다.

히스토리를 확인을 위해 별도의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도록 한다.


선별적인 정보의 열람


1. 다수의 관리 대상에서 원하는 목록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필터, 정렬, 검색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노출되는 목록이 어떤 필터 속성에 의한 것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정렬과 검색 또한 현재 적용된 규칙이 어떤 것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2. 선별적 정보의 표시가 전체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Pagination을 적절히 활용하여, 표시되는 디바이스의 수에 레이아웃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다.


효율적인 태스크의 처리


1. 관리 대상을 목적에 따라 그루핑 할 수 있어야 한다.

관리대상을 쉽게 그루핑 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좋다.

관리대상에 Tag 개념을 적용해서 필터링하는 방식도 좋다.


2. 복수의 대상에 동일한 태스크를 일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루핑과 필터로 선별된 대상에 On / Off 등의 태스크를 일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적용된 태스크의 결과는 사용자에게 Report 하는 것이 좋다.

3. 반복적인 태스크를 주기에 따라 자동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태스크를 스케쥴링하여 주기에 따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이 개념을 활용하여 Day Mode, Night Mode 등 프리셋 형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오류 예방 및 대응


1. 솔루션에서 제공하는 기능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버튼과 기능의 Label은 최대한 직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는 최대한 반영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중요한 변경은 사용자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

확인 절차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시스템의 오작동을 막는 것이 좋다.

중요한 변경은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B2B 사용자들에게 들었던 피드백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이 솔루션 쓰면 집에 빨리 가겠네.'라는 말이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진짜 '사용성'에 한 발짝 다가간 듯했다. 우리가 디자인하는 B2B 솔루션들이 그들의 워라밸에 기여한다면 너무 멋지지 않을까 :)



Jay D

UX Design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