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광고판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아무래도 돈 되는 영역이 광고이다 보니 모두가 광고에 푹 빠져 나 역시 광고 영역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내가 이 영역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해 나가면서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광고를 공부하기 전까지 "광고를 집행해!"라고 하면 그냥 전단지 뿌리듯이 광고나 나오는 줄 알았다. 단순하게만 생각했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광고는 한 장의 배너를 띄우기 위해서도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데이터, 그리고 실시간 거래 구조가 맞물리는 산업이었다. 어떤 사람이 광고가 필요해 요청하는 그 순간부터 집행되는 전체 과정을 하나하나 정리를 해봐야겠다.
내가 초콜릿공장 사장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초콜릿을 잘 팔기 위해 광고를 집행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 광고 에이전시한테 "내 초콜릿이 잘 팔리도록 광고해 주세요!"라고 요청을 한다.
이런 데이터는 곧바로 DMP(Data Management Platform)라는 곳으로 저장이 된다. 만약 우리 초콜릿은 그냥 초콜릿이 아니라 당뇨 환자에게 특화된 초콜릿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광고 회사에게 '집행 가능한 예산 규모, 당뇨환자라는 타깃, 당이 없다는 초콜릿 특징, 당뇨 환자들이 자주 보는 매체'와 같은 정보를 같이 전달하게 된다. 그럼 DMP에는 광고를 해달라고 하는 광고주의 데이터부터 광고를 실제로 보게 되는 유저의 데이터까지 총 집합해 저장을 시켜 놓는다. 단순히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전달해야 초콜릿이 가장 잘 팔릴지 타깃 기준까지 만드는 것을 DMP에서 한다. 예를 들어 초콜릿에 반응할만한 그룹을 특징별로 묶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내 디저트를 먹었던 사람"
"밸런타인데이를 검색한 사람"
"스트레스 때문에 야식을 왕창 사 먹는 직장인"
이런 식으로 타깃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DMP에서 진행한다. DMP에서 만든 타깃그룹은 DSP(Demand Side Platform)라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DSP의 역할은 광고를 실시간으로 입찰하고 구매하도록 돕는다. DMP가 만든 타깃 그룹이 갑자기 TV를 켤 때, 타깃이 나타난 순간 DSP는 '바로 지금이야!'라고 하면서 찰나의 순간을 캐치하고 가장 적절한 가격으로 광고 자리를 사는 것이다.
DSP가 철저히 광고주 입장에서의 가장 최적의 타기팅을 찾는 설루션이라면 이번에는 지면을 가진 회사 입장에서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내가 TV나 전광판 사장, 뭐 웹페이지 소유자라면 이 빈 공간을 활용해 돈을 벌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 소유자 역시
"자, 여기 빈 공간이 있어요. 여길 이용 해서 광고할 사람? 대신 내게 돈을 줘야 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지면주 입장에서 이 빈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SSP(Supply Side Platform)이다. 빈 공간을 가장 비싸게 광고를 싣게 된다면 지면주 입장에서는 무척 좋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TV를 켜면 지면 주인 입장에선 이렇게 외칠 수 있다.
"지금 누가 내 채널에 들어왔어. 여기 배너 지면 비었는데 이거 살 사람?" 이렇게 경매에 올리는 것이다.
광고주 입장과 지면을 가진 주인의 입장은 각각 서로의 니즈가 다르다. DSP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광고를 내보내고 싶을 것이고 SSP는 조금이라도 비싼 광고를 지면에 싣고 싶을 것이다. 결국 DSP와 SSP의 니즈를 서로 조율하기 위해서는 '애드 익스체인지'라는 곳에서 조율이 필요하다. 바로 경매방식으로 말이다.
Ad Exchange는 경매장이다. DSP와 SSP의 니즈가 서로 다르니 실시간 경매를 붙이는 방식이다. TV를 켜는 순간은 정말 찰나이다. 지면이 노출되는 단 0.1초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DSP가 알고리즘을 통해 100원! 120원! 가격을 부르며 입찰을 하는 것이다. 그럼 SSP는 이걸 보면서 가장 높게 부른 광고를 채택해 지면에 실어주는 형태이다.
중요한 건 광고 자리가 실시간 경매에 올라온다고 해서 무조건 가장 비싼 광고가 선택되는 건 아니다. 광고는 단순히 가격만 보고 고르는 게 아니라 지금 TV를 켠 사람이 광고의 타깃과 맞는지, 이미 비슷한 광고를 너무 많이 본 사람은 아닌지, 캠페인 예산과 타깃 조건에 맞는지 이런 복합적인 환경과 함께 따져본다는 것이다.
초콜릿 사장님으로서 아무리 당뇨 환자용 초콜릿 광고를 집행하고 있고 돈을 많이 넣어도 지금 들어온 사용자가 그 타깃과 맞지 않거나 이미 내 광고를 많이 본 상태라면 다른 광고가 선택될 수 있다. 결국 이 찰나의 순간에는 단순히 가격 경쟁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 자리에 가장 적합한 광고인가를 두고 아주 복잡한 판단이 함께 일어나는 셈이다.
정리하자면
DMP는 여러 곳의 데이터를 모아 정리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세그먼트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DSP는 광고주 입장에서 저렴하고 타깃이 높은 광고를 집행하는 플랫폼이다.
SSP는 지면을 가진 입장에서 가장 비싸게 광고를 집행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Ad Exchange는 DSP와 SSP가 실시간 경매 방식으로 광고 거래를 체결하는 시장이다.
여기까지가 전체적인 광고 밸류 체인이다. 그런데 이 구조는 2020년 전후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광고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때문에 일부 기업들이 예전처럼 데이터를 자유롭게 수집하고 연결하기 어려워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애플은 2021년 ATT 정책으로 유저가 허락하지 않으면 앱 방문 기록수집을 금지시켜 버렸다. 즉 광고는 계속해야 하는데 예전처럼 사람을 따라다니며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은 점점 어려워진 것이다. 바로 이런 배경 속에서 DCR 같은 방식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다음 글에서는 DCR이 왜 등장했는지, 요즘 광고업계에서 왜 자꾸 이 이야기가 나오는지를 더 자세히 정리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