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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Oct 25. 2019

자기암시로 스키를 배운 경험담

자기암시를 하면 좋은 점 6가지 글을 쓰고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지난 21일 자기 암시를 하면 좋은 점 6가지라는 주제로 글을 발행했다. 마침, 다음 추천 글에 노출이 되면서 3일간 조회수 6,000을 기록했다. 좋아요도 많이 눌러주셨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자기 암시를 하면 좋은 점 6가지 중 첫 번째 아이언맨이 된다의 내용을 추가로 쓰기로 했다. 자기 암시의 놀라운 기적을 한 분이라도 더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래 글을 클릭하시면 자기 암시를 하면 좋은 점 6가지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년도는 기억나지 않는다. 20대 초반에 친구 1명과 형 이렇게 셋이서 알프스 리조트에 갔다. 모두 스키장은 처음이었다. 렌털 샵에서 왠지 멋져 보이는 보드를 빌렸다. 1시간 동안 레슨도 없이 넘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보드는 힘들 것 같다. 조금 더 수월한 스키로 바꾸자" 렌털 샵 주인분께 양해를 구하고 스키로 갈아신었다. 이제 좀 낫겠지 하고 초보자 코스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자꾸 양발이 벌어지고 허리는 굽어졌다. 그야말로 웃기는 짬뽕이었다. 레슨을 받을 돈도 시간도 없었다. 나는 오늘 무조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스키를 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좌우로 턴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초급 코스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문득,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상급 코스로 가보자!


초급의 경사가 너무 낮으니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다. 그런데 그 말은 뼈아픈 실패와 놀라운 기적의 시작이 되었다. 우리는 레드 코스(상급)로 향하는 리프트에 몸을 실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앞둔 병사들과 같은 긴장감과 초조함이 우리가 앉은 리프트를 감쌌다.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리프트에서 내리는 것도 엉거주춤했기 때문에 직원은 우리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친구와 형은 아주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용기를 내고 한 발을 떼었다. 아주 천천히 내려가면서 왼쪽으로 턴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른발은 움직였지만, 왼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긴장한 몸이 굳어버린 것이다. 턴에 실패한 나는 그대로 코스 끝에 있는 그물로 직진했다. 스키는 그물을 통과했고 나는 그물과 포옹을 했다. 다시 용기를 내서 내려갔다. 이제는 오른쪽으로 턴을 시도했다. 마찬가지로 왼발은 움직이는 데 오른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또다시 그물과 포옹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오른발을 과감히 들고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끄러져 내려갔다.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턴이다. 왼쪽으로 턴을 해야 하는데 왼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그냥 이대로 쭈욱~ 내려가자! 내 몸은 원하지 않는 급 활강을 했다.


급 활강을 하니 엄청난 쾌감이 왔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왔다. 멈추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가속도가 붙으면서 속도는 점점 높아졌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구르기로 결정을 내렸다. 엄청난 속도로 눈밭을 굴렀다. 스키 한 짝은 날아갔고, 나머지 한 짝은 나와 함께 굴렀다. 10바퀴 정도 구르고 나서 얼굴을 눈에 파묻힌채 멈췄다. 나를 본 스키장 안전요원 패트롤분이 황급하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괜찮으세요? 죽을 뻔했어요! 초급에서 타세요!


나는 다행히도 다친 곳이 없었다. 엄청난 실패 경험을 한 나는 두려움보다 뭔가 모를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 무모한 경험은 재도전의 동기부여가 됐다. 두 번째 도전은 중급 코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더 이상 두려워 하지 않기로 했다. 긴장에 떨며 엉거주춤한 나를 상상하지 않고 멋지고 우아하게 내려오는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들이 턴을 할 때 자세와 동작에 집중했다. 침착하고 자연스러웠다. 마치 새처럼 바람을 가르며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올라가는 내내 그들의 동작을 관찰하고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자기 암시를 했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긴장하지 않고 우아하게 스키를 잘 탈 수 있다.


리프트에서 내리고도 10분 정도 같은 상상과 말을 했다. 그리고 긴장과 두려움 없이 천천히 내려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내가 스키를 타고 있는 것이다. 느리지만 자연스러운 턴을 하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내려왔다.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나는 종료시간 전까지 계속해서 스키를 타고 또 탔다. 중급에서 자신감이 붙자 상급으로 가서 탔다. 너무 재미있고 황홀한 기분이었다. 상상과 자기 암시로 나의 신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2019년에 알게 된 <자기 암시, 에밀 쿠에>라는 책을 보니 자기 암시는 신체의 질병까지 고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자기 암시를 통해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다. 내가 스키를 타기 위해 했던 방법이 왜 효과가 있었는지 논리적으로 알게 되어서 기뻤다. 그래서 난 자기 암시 책을 읽은 후에는 자기암시를 매일 실천하고 있다. 컴퓨터 바탕화면, 핸드폰 잠금화면, 화장실 거울에 모두 같은 말이 보이게 설정을 해두고 볼 때마다 자기 암시를 하고 있다. 자기 전 10번, 기상 후 10번 속으로 말하고, 하루 종일 수시로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문장을 보면서 자기 암시를 한다. 하루 평균 100회는 넘을 것이다.

  


자기 암시를 매일 하니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9월 20일부터 거의 매일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자기암시 덕분이다. 3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의 내 모습이 기대된다. 자기 암시를 통해 변화된 나의 삶을 계속해서 쓸 예정이다.


*자기 암시의 놀라운 경험을 당신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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