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뒤늦게 쓴 글
"우리에 사랑의 이야기들은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김현식, 비처럼 음악처럼
그녀와 이별한 후 어느덧 3개월이다.
버틸 수 없었던 2월달의 나의 모습은 그녀의 생일만을 줄곧 기다렸다. 5/23 이 날까지만 아파하자.
그 뒤로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날 것이다. 이 때 그녀에게 마지막 선물을 건내주자.
갖고 싶어하던 토이스토리 그거.
하지만 3개월 뒤의 나의 모습은 연약한 겁쟁이다. 그때의 각오는 어디로가고 김현식의 노래를 틀고 혼자 비를 맞으며 아파하고 있다. 연락할 용기도 엄두도 나지 않는 상태에서 말이다. 각오를 살리기 위해 애써 잊으려 노력하지만, 그녀가 준 마음이 아직까지도 나에겐 남아있다.
유통기한이 꽤 긴거 같다.
새로운 인연을 찾으려고 한다. 나의 편, 나의 사랑.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또 그녀처럼 울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다.
나 때문에 울던 그녀는 다른 이가 찾아와 눈물을 닦아주고, 그녀에게 상처만 줬던 나는 이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한다.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일까. 생일인 그녀에게 축하의 한 마디도 못하는 내 모습이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려는 어른의 모습일까. 어쩌면 나에게는 축하의 말이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상처로 와닿을까.
지금도 김현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렇게 아픈 비가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