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Apr 23. 2016

나쁜 남자에게 매달리는 여자를 위한 충고

그 X은 당신에게 행복한 연애를 안겨줄 사람인가?

많은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으면 그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생각도 해보지 않고 곰인형을 빼앗긴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빨리 돌려달라며 매달린다. 이별의 아픔에 힘겨워하는 그녀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재회상담을 숱하게 했고 앞으로도 숱하게 할 사람으로서 당신에게 이별이 꼭 슬프고 아픈 일이며 다시 되돌려야 하는 일인지를 묻고 싶은 거다.  

"당신은 정말 꼭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아야 하는가?"



그 X은 당신에게 행복한 연애를 안겨줄 사람인가?

재회상담을 하면 일단 나는 철저하게 남자의 입장에서 이별녀의 행동을 살핀다. 이별이란 쌍방과실이겠지만 일단 이별녀의 실수를 잡아내야 재회의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인데 가끔씩은 아무리 남자친구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 케이스가 있다.


며칠 전 재회상담을 희망한 한 이별녀 L양이 그랬다. 제발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는 방법을 알려달라던 L양의 남자친구는 게임폐인이었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게임을 하기 위해 며칠씩 연락이 안 되고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고 이별통보를 수차례 했다.


어이가 없어서 "대체 본인의 인생을 좀먹는 그런 남자를 왜 다시 만나려 합니까?"라고 묻자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저도 헤어지는 게 맞는 걸 알지만... 헤어지 가기 너무 힘드네요..." 혹시 당신도 그런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폐인 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른 여자와 히히덕거리는 남자에게 이별통보를 받아놓고도 단지 헤어지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고 싶은가?


남자가 못생겼거나 능력이 안되는 거야 당신의 눈에 콩깍지를 단단히 붙이고 당신의 능력을 키우면 될 일이지만, 게임폐인이든 병적 바람둥이든 당신을 비롯한 모든 여자들이 절대로 피해야 할 남자는 분명 존재하는 거다. 그런 남자에게 매달리는 것은 단순히 당신의 인생을 낭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래도 쓸만한 남자들에게 당신이라는 좋은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아주 나쁜 행동이다.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자. 이 세상에 알고 봐서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검지와 중지로 당신의 눈을 찔러서라도 콩깍지를 떼 버린 다음 생각해보자. "과연 이 X이 나에게 행복을 안겨줄 X인가?"



당신은 그를 감당할 수 있는가?

나쁜 남자 혹은 망나니 같은 남자에게 매달리는 여자들은 말한다. "제가 좀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요?", "제가 다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요?" 정말 그럴까?


사귀지 않아도 좋다며 병적 바람둥이의 세컨드으로 남겠다는 이별녀가 있었다. 나는 어르고 달래고 막말을 해봤지만 그녀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했다. "바로님 저는 그런 거 몰라요. 전 그냥 그가 제 곁에만 있으면 괜찮아요. 어떻게든 그의 곁에 남을 수 있는 방법만 알려주세요."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을까? 나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병적 바람둥이의 곁에 남는 법을 알려줬고 그녀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며칠은 괜찮았다. "힘들지만 그래도 오빠 옆이 좋아요..."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것도 말 그대로 며칠이었다.


그녀는 병적 바람둥이 곁에서 세컨드 취급을 받으며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악착같이 버티다가 결국엔 본인도 큰일 나겠다 싶었는지 다시 나를 찾아왔고 나는 몇 가지 미션을 처방하여 그녀를 진흙탕에서 끄집어냈다.


당신은 신이 아니다. 당신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에 당신이 잘하는 것에도 받아들이는 것에도 다 한계가 있다. 자신을 혹사시키지 마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그럼에도 오답노트는 잊지 말아야 한다. 

잊을 땐 잊고, 정리할 건 정리하더라도 오답노트는 잊지 마라. 당신이 왜 나쁜 남자에게 빠지게 되었는지 철저하게 분석해라. 연애는 패턴이다. 당신이 매달리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식으로 마무리를 하면 또 다른 망나니가 당신에게 다가와도 당신은 속수무책으로 또 괴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자. "난 왜 그 X을 사랑한 걸까?", "그 X에게 내가 바랬던 것은 무엇일까?", "그 X이 내게 바랬던 건 무엇일까?" 


어디서 뭐가 잘못되었나를 찾지 못해도 좋으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을 들여가며 자신의 지옥 같았던 연애를 곱씹어보자. 그 과정 자체가 당신에게는 뼈와 살이 될 것이고 꼼꼼하게 오답노트를 적을수록 나쁜 남자를 가려내는 당신의 안목이 늘어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술집에서 만난 훈남, 어떻게 유혹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