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16. 2020

5년이나 만났는데 헤어지는게 맞나 고민이에요

안녕하세요 바로님! 일단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이번에는 여태까지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고민이 생겨서 카톡을 드렸어요바로님과 통화한 후 남자친구와는 그럭저럭 잘 화해를 했어요. 하지만 각자 바쁜 탓에 연락이 뜸했어요. 원래 연락을 잘 안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제가 연락을 안하니까 거의 3일이 지나고 나서야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서운한 마음에 헤어지는게 맞는건가 싶다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자기가 좀 더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고요. 문제는 요즘도 계속 비슷한 일로 헤어지네 마네하고 있네요... 저희가 5년을 만났고 또 결혼 적령기가 다가오다보니 결혼 생각도 하곤 하는데... 결혼하고 나서도 이런다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앞서네요... 
- K양


K양의 고민이 분명 이해도 되고, 또 많은 사람들이 K양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명치끝이 묵직...해지면서 숨이 가빠온다. 


먼저 난 K양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타인은 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K양이 연애를 하며 많은 연락을 원하고 또 K양이 힘이 들때 K양이 원하는 만큼 위로워 안식을 바라는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한다고 해서 상대가 그것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건 문제가 된다. 더욱이 상대가 내가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을 잘못이라고 여기고 상대를 탓하는건 더더욱 문제가 된다. 


상대는 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상대도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K양의 논리는 이렇다. 연애를 하려면 연락을 자주 해야한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자주하지 않는다. 결국 남자친구가 문제고 앞으로도 이럴확률이 높아 걱정이다. 


그런데 K양의 논리는 두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일단 연애를 하려면 연락을 자주해야한다는건 어디까지나 K양의 입장이다. 어떤 사람은 연애를 하며 연락을 굳이 자주할 필요 없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이게 잘못은 아니다. 그리고 K양은 남자친구가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또한 K양의 시각이고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그게 적정 연락의 횟수일 수도 있다.


K양 입장에서는 제가 연락을 안했더니 3일 씩이나 연락이 없었는데요!? 할지 모르겠으나 매번 연락으로 불만을 터뜨리면서 억지 연락을 유도하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이 없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아.. 얘 또 시작이구나..." 싶다. 그러면 연락하고 싶다가도 뭔가 기분이 나빠지고 자존심싸움으로 번지게 되는거다. 


다시 말하지만 연애를 하며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바라는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가 내가 바라는걸 충족시켜줘야한다고 생각하고 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그것이 상대의 잘못이라고 규정지어 버리는건 오만한 생각이다. 이 세상에 그 어떤 타인도 나의 행복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참고 살라는게 아니다. K양이 생각하기에 K양의 마음에 쏙들만큼 연락을 잘하고 K양이 원할때마다 위로를 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을 원하고 그렇지 않으면 헤어질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면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된다. 


다만 11년의 연애상담 짬바로 보자면 K양의 남자친구는 최고의 남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일반적인 남자들 중에서는 나쁘지 않은 정도의 수준은 돼보인다. 여자친구가 서운하다고 말을 할때 이야기를 들어주고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을 하고, 그만하자는 여자친구를 붙잡는 정성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K양의 선택이다. 충분히 생각해보고 선택하길!

작가의 이전글 뒤늦게 전남친이 바람을 피웠다는걸 알게됐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