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제조 AI, 왜 현장에서는 느릴까

스마트팩토리의 기대와 현실의 간극

by 벤처다이제스트

바쁘신 분들을 위한 5초 요약

정부 지원금과 빅테크의 투자가 쏟아지는 스마트팩토리 시장.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대만큼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높은 초기 비용, 레거시 시스템과의 충돌, 불명확한 ROI가 제조 AI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엣지 AI와 모듈형 솔루션의 등장으로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

2020년대 초반,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AI가 불량률을 예측하고, 로봇이 자율적으로 생산 라인을 최적화하며, 모든 설비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무인 공장’의 비전이 그려졌다.

하지만 2026년 현재, 대다수 중소 제조업체의 현실은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스마트팩토리 도입률은 여전히 30% 초반에 머물고 있으며, 도입 기업 중 실제로 '스마트’한 수준에 도달한 곳은 10%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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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일까?


경제성의 벽


초기 투자 부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는 통상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센서 설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AI 소프트웨어 도입, 기존 시스템 연동까지 고려하면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정부 지원금이 있지만, 매칭 펀드 방식이라 자부담이 여전히 크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언제 회수될지 모르는’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제조업 CEO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불명확한 ROI

더 큰 문제는 투자 대비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불량률 30% 감소”, “생산성 20% 향상” 같은 벤더들의 홍보 문구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르다. 제조 프로세스의 복잡성, 숙련 인력의 노하우, 제품 특성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부품사 생산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AI가 최적화를 제안해도, 실제 라인에 적용하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결국 사람이 조정해야 하는데, 그럼 AI가 필요한가?”


기술적 현실

데이터의 부재

제조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 공장에는 '학습시킬 만한 양질의 데이터’가 없다.

오래된 설비는 센서가 없거나, 있어도 표준화되지 않은 형식으로 데이터를 생성한다. 수기 작성 생산 일지, 엑셀로 관리되는 재고 현황,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하는 품질 관리… 이런 환경에서 AI를 도입하려면 먼저 '디지털화’부터 해야 한다.


레거시 시스템과의 전쟁

20~30년 된 설비가 여전히 가동되는 공장에서는 신규 시스템 연동 자체가 난제다. 프로토콜이 다르고, 인터페이스가 없으며, 때로는 제조사가 폐업해 기술 지원조차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결국 새 시스템과 구 시스템을 따로 운영하거나, 수동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반쪽짜리 스마트팩토리’가 되어버린다.


사람과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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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저항

제조 현장의 숙련 인력들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회의적이다.

“30년 이 일 해왔는데, AI가 뭘 안다고?”

이런 반응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다. 실제로 초기 AI 시스템들이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비현실적인 제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작업자들은 "AI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기업이 명확한 비전과 재교육 프로그램 없이 시스템만 도입하면 현장의 비협조를 피할 수 없다.


운영 인력 부족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도 이를 운영·관리할 인력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IT와 제조 현장을 모두 이해하는 인재는 드물고, 있다 해도 대기업으로 가버린다. 결국 외부 벤더에 의존하게 되는데,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보이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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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형 솔루션의 등장

최근에는 ‘작게 시작하는’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전체 공장을 한꺼번에 바꾸는 대신, 특정 공정(예: 품질 검사, 예지 보전)부터 AI를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 수아랩(SuaLabs)의 비전 검사 AI, 플랜티넷(Plantnet)의 설비 고장 예측 솔루션 등이 좋은 사례다. 이들은 기존 시스템에 ‘플러그인’ 방식으로 붙어 빠르게 가치를 증명한다.


엣지 AI의 부상

클라우드 기반 AI는 네트워크 의존성과 보안 우려가 있다. 이에 반해 엣지(Edge) AI는 현장 설비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해 실시간성과 보안을 모두 잡는다.

NVIDIA의 Jetson 시리즈, 인텔의 Movidius 같은 엣지 AI 칩이 저렴해지면서, 중소기업도 접근 가능한 솔루션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대기업의 생태계 구축 노력

현대차는 협력사 대상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삼성전자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플랫폼 공유’를 시작했다. 단순 지원금을 넘어 기술 컨설팅, 인력 교육까지 포함한 패키지 지원이다.

산업부도 2026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단계별 인증제’를 도입해, 기업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투자자·창업가가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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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 대신 “원포인트”

스마트팩토리 스타트업을 꿈꾼다면,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통합 플랫폼보다는 명확한 한 가지 문제(예: 불량 검출, 재고 최적화)를 푸는 것이 현실적이다.

빠른 POC(개념 증명)와 명확한 ROI 계산이 중소 제조업체를 설득하는 열쇠다.


제조 현장 이해가 경쟁력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제조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고, 작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팀이 결국 살아남는다.

"AI가 대단하다"가 아니라 "현장 문제를 정말 해결해준다"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


장기전을 각오하라

제조업의 의사결정은 느리다. 테스트부터 도입까지 6개월~1년은 기본이다. 빠른 성장을 기대하는 VC와의 기대 조율이 필요하다.

다만 일단 도입되면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높아 장기 고객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장점이다.


결론: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

스마트팩토리와 제조 AI의 확산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패’가 아닌 ‘현실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초기의 과도한 기대가 정리되고, 실제 가치를 만드는 솔루션들이 선별되는 중이다. 투자금 회수 주기는 길지만, 제조업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화려한 데모’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이다. 그 진실을 이해하는 기업과 투자자가 결국 이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다.


출처:

McKinsey - The Future of Manufacturing 2025

Deloitte - Smart Factory Adoption Survey 2025

산업통상자원부 - 스마트제조혁신 추진전략

CB Insights - Manufacturing AI Market Trends

Gartner - Manufacturing Technology Investment Report


발행일: 2026년 2월 12일

작성: Venture Digest 인사이트팀

문의: connect@aby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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