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장기적으로 대박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는 선정될 수 없다.
VC 펀드의 J-Curve는 초기 손실 후 후기 수익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단기 성과 평가에 착시를 일으키며, 대부분의 VC 펀드는 투자 후 3-5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다가 7-10년차에 본격적인 수익을 실현합니다. 최근 미국 VC 시장에서는 엑시트 환경 악화로 J-Curve가 더욱 깊어지고 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추세이며, 펀드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최소 5-7년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고 초기 IRR은 신뢰도가 낮습니다. LP들은 J-Curve 효과를 이해하고 장기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빈티지 분산과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통해 이 현상에 대응해야 합니다.
벤처캐피탈 투자에서 J-Curve는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시간에 따라 그리는 특징적인 곡선을 의미합니다. 펀드 초기에는 관리 수수료, 운영 비용, 초기 투자 실행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성장하고 엑시트가 이루어지면서 급격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 곡선이 알파벳 'J'자 형태를 닮았다고 해서 J-Curve라고 부르며, 벤처캐피탈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VC 펀드는 결성 후 3-5년간은 순자산가치(NAV)가 투자 원금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며, 본격적인 수익 실현은 펀드 후반기인 7-10년차에 집중됩니다.
2024년 기준, 미국 벤처캐피탈 시장은 J-Curve 효과가 특히 두드러지는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2020-2021년의 투자 붐 이후 2022년부터 시작된 시장 조정으로 인해, 이 시기에 결성된 펀드들의 J-Curve는 역사적으로 깊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Cambridge Associates와 Preqin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빈티지 VC 펀드들의 평균 IRR은 2023년 말 기준 -15%에서 -25%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거나 더 깊은 수준입니다. 특히 레이트 스테이지 펀드들의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이 더욱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J-Curve의 하락 폭이 더욱 컸습니다.
J-Curve는 여러 가지 착시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첫째, 초기 성과에 대한 오해입니다. 펀드 초기 3-4년차의 마이너스 IRR을 보고 펀드가 실패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입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VC 펀드들도 초기에는 깊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둘째, 빈티지 간 비교의 어려움입니다. 서로 다른 시기에 결성된 펀드들은 각기 다른 J-Curve 단계에 있기 때문에, 단순히 현재 IRR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2015년 빈티지 펀드와 2021년 빈티지 펀드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셋째, 미실현 이익의 불확실성입니다. 펀드 중반기에 높은 미실현 수익률(unrealized IRR)을 보이더라도, 실제 엑시트 시 그 가치가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1-2022년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많은 스타트업들이 2023-2024년에 다운라운드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착시가 현실화되었습니다.
미국 VC 시장에서 J-Curve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엑시트 환경의 악화입니다. 2023년 미국 VC 백 IPO 건수는 전년 대비 70%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회복세는 제한적이었습니다. IPO 시장의 침체는 M&A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평균 엑시트 시점이 과거 7-8년에서 10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Pitchbook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미국 VC 백 엑시트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여전히 2021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8-2020년 빈티지 펀드들조차도 예상보다 늦은 J-Curve 회복을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레이트 스테이지에 집중 투자한 펀드들의 경우, 공개 시장 밸류에이션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게 남아있어 엑시트를 미루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J-Curve의 상승 시점이 2-3년 추가로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VC 펀드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5-7년, 이상적으로는 펀드 전체 라이프사이클인 10-12년을 관찰해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펀드가 최소 50% 이상 자본을 회수했을 때부터 의미 있는 성과 지표로 인정합니다.
Kauffman Foundation의 연구에 따르면, 펀드 초기 3년차 IRR과 최종 IRR 사이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5년차 이후의 DPI(Distributed to Paid-In Capital) 비율이 최종 성과를 예측하는 더 나은 지표였습니다.
또한 상위 쿼타일(Top Quartile) VC 펀드들도 J-Curve 초기에는 하위 쿼타일 펀드들과 비슷한 수익률을 보입니다. 차이가 벌어지는 시점은 대부분 6-7년차 이후로, 이 시기에 대형 엑시트가 발생하면서 성과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Limited Partner들은 J-Curve 효과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첫째, 빈티지 분산(vintage diversification)입니다. 매년 일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VC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특정 빈티지의 J-Curve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둘째, 충분한 현금 준비입니다. VC 펀드는 초기 3-5년간 지속적으로 자본 호출(capital call)이 발생하는 반면 배당은 제한적이므로, LP는 이 기간 동안 현금 유출을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 장기 관점의 유지입니다. 세컨더리 시장에서 J-Curve 하단에 있는 펀드 지분을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실을 확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J-Curve 하단에서 인내심을 잃고 매각한 LP들은 이후 큰 상승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J-Curve의 깊이와 회복 속도는 거시경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는 J-Curve가 더 깊어지고 회복이 느린 반면,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J-Curve가 빠르게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10-2021년의 저금리 시대에 결성된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얕은 J-Curve와 빠른 회복을 경험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엑시트 기회가 많았고, 밸류에이션도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2022년 이후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 혁신 사이클도 영향을 미칩니다. 2024-2025년 생성형 AI 붐으로 인해 AI 관련 포트폴리오가 많은 펀드들은 다른 펀드들보다 빠른 J-Curve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섹터별, 스테이지별로 J-Curve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미국 VC 시장의 J-Curve 현상은 한국 벤처캐피탈 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한국 VC 시장도 2020-2021년 투자 붐 이후 비슷한 조정을 겪고 있으며, 이 시기 결성된 펀드들은 현재 J-Curve 하단을 지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미국과 다른 특징도 있습니다. 엑시트 옵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코스닥 중심의 IPO 시장, 제한적인 M&A 시장), 펀드 사이즈가 작으며,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J-Curve의 패턴도 미국과는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LP들은 미국 시장의 경험을 참고하되,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특히 엑시트 시장의 발달이 미국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더 긴 투자 기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미국 VC 시장의 J-Curve는 벤처캐피탈 투자의 본질적인 특성이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펀드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현재 많은 2020-2021년 빈티지 펀드들이 깊은 J-Curve 하단을 지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펀드의 최종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J-Curve의 착시를 피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 빈티지 분산,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초기 IRR보다는 DPI와 같은 실현 수익 지표에 더 주목해야 하며, 펀드 평가는 최소 5-7년의 시간을 두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엑시트 환경의 개선과 함께 2024-2025년부터 일부 펀드들의 J-Curve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금리 정책과 IPO 시장의 정상화에 달려 있습니다. LP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현명한 전략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Cambridge Associates, "U.S. Venture Capital Index and Selected Benchmark Statistics" (2024)
Preqin, "Global Private Equity & Venture Capital Report" (2024)
Pitchbook, "U.S. Venture Capital Valuations Report" (2024 Q3)
Kauffman Foundation, "We Have Met the Enemy... and He is Us: Lessons from Twenty Years of the Kauffman Foundation's Investments in Venture Capital Funds" (2012)
Silicon Valley Bank, "State of VC Report" (2024)
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 (NVCA), "NVCA 2024 Yearbook"
작성: Ventur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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