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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gieon Mar 26. 2017

알아야 예술인가

몰라도 재밌는걸


무색하게도 미술의 미 자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죠. 오히려 좋아합니다. 고전 풍의 미술관 보다도 맘껏 상상하고 해석할 수 있는 현대미술관을 특히 좋아합니다. 미술에 무지해도 재밌기 때문이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에 반대로 보는 이가 새롭게 이해하는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여유가 될 때마다 그 도시의 미술관이던 박물관이던 들리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중 가장 맘에 드는 몇 곳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Hamburger Bahnhof , Berlin
앤디워홀의 모택동과 그외 작품들.
Dieter Roth&Björn Roth 의 Gartenskulptur

베를린에 있는 박물관이 왜 함부르크란 이름을 가진 것일까요? 본래 베를린과 함부르크를 연결해주는 기차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새 노선이 개발되어 중단되었다가 1996년에 박물관으로 탈바꿈하여 개장되었습니다. 처음 들렸던 베를린의 느낌은 정말이지 최고였죠. 왜 유럽에서 가장 핫한 도시로 뽑히는지 조금만 있어봐도 알게 되는데 그 힙한 감성을 그대로 전해주는 함부르거 반호프 박물관(Hamburger Bahnhof)


매 전시마다 새로움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도 전시돼있고 그의 절친이자 플럭서스를 함께 이끈 보이스의 작품들도 전시되어있다. 특히나 디터 로스((Dieter Roth)의 작품은 정말 강렬했다. 플럭서스(Fluxus)도 마찬가지로 현대 미술이란 게 참 난해하고 해학적이고 어렵지만 가장 재밌는 예술 중 하나라는 것은 반박할 수 없습니다. 플럭서스란 1960년대 국제적인 전위예술가 집단입니다. 우리에겐 친숙한 백남준 선생님도 그 일원이었고 '흐름', '끊임없는 변화'의 뜻을 가진 라틴어 플럭스(flux)에서 유래되었습니다.



Institut Valencià d'Art Modern , Valencia
Equipo Crónica 의 El panfleto
왕가위 감독의 Happy Together

스페인을 돌면서 가장 좋았던 도시는 어디?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발렌시아를 뽑을 것입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오래된 느낌도 좋지만 역시 저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를 좋아하는 듯합니다. 오세아노그라픽(Oceanogràfic)과 함께 펼쳐진 미래적인 건축물을 실제로 본 사람들이라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스페인에선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자주 가지 못하였습니다.


백만 원도 안 되는 경비로 한 달 동안 지내야 했기 때문에 부수적인 지출은 무조건 피했죠. 때문에 단돈 6유로에 입장할 수 있는 IVAM(Institut Valencià d'Art Modern)은 저에겐 고마운 기회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생이 아닌데 학생 할인까지 받아서 3유로에 입장했습니다.(직원의 센스로..)


만화가를 많이 배출한 도시답게 만화에 관련된 작품들도 많습니다. 특히 제일 반가웠던 왕가위 감독의 Happy Together입니다. 비교적 많은 볼거리가 있는 발렌시아에서 여유 있게 보내기 좋은 곳입니다.


Leopold Museum , Wien
레오폴트 입구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

처음 유럽여행은 결심한 계기는 비엔나의 목적은 클림트(Gustav Klimt)와 에곤 실레(Egon Schiele)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들의 팬입니다. 체스키 크룸로프(Český Krumlov)에 위치한 Egon Schiele Art Centrum를 고민도 했지만, 레오폴트(Leopold)로 낙점했습니다. 레오폴트는 체스키의 미술관보다 좀 더 심플하고 에곤 실레 작가의 냄새가 난다고 생각한다. 클림트의 키스도 키스지만 에곤 실레의 여러 자화상들은 더욱더 그에게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미술관 앞 광장에는 빈의 젊은이들의 애용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 여유를 보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자유를 느끼곤 합니다.



Belvedere Palace , Wien
벨베데레 궁전 중간에 위치한 곳
런던 브릭레인에 그려져 있던 클림트 벽화

클림트의, 클림트에 위한, 클림트에 의한. 클림트의 네임벨류 작품들과 오스카 코코슈카(Oskar Kokoschka), 빈 분리파나 표현주의 등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한 벨베데레 궁전(Upper Belvedere) 하지만 단연 키스(The Kiss) 한 작품을 위해서라도 들릴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아쉽게도 언제나 유명한 작품들은 투어와 관광객들에게 둘러 쌓이고 상엄한 경비원들과 CCTV 때문에 맘 편히 구경하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군중 사이에서도 클림트의 키스는 빛이 났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클림트의 사진은 브릭 레인에서 발견한 벽화로 대신합니다.




Orangerie Museum , Paris

마지막을 장식할 곳은 예전 'Midnight In Paris' 란 글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입니다. 긴 원형 모양의 방에 시야에 다 차지 않을 정도로 긴 모네의 그림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파리에 대표적인 미술관들은 우연치 않은 편접으로 모두 무료로 관람을 했는데 이 곳은 돈을 꼭 내서라도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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