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흑백요리사2: 승자의 미덕

스포 있어요

by 포근한 배추김치


최근에 흑백요리사2를 완주했다.

경쟁 프로그램은 잘 보지 않지만

흑백요리사는 시즌1부터 꽤 재미있게 봤다.


몰입력이 있고

흡사 어린 시절 보았던 ‘요리왕 비룡’을 떠올리게 하는

천하제일 요리 대회 느낌이 낭낭했기 때문이다.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요리에서도 뛰어난 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번 흑백요리사2는 하이큐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하는 서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유튜브에는 흑백요리사2의 인물을 애니메이션화해서 재구성한 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흑백요리사2에는 조명해야 할 인물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아무래도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이다.


최강록 셰프는 마스터셰프코리아에서도 우승을

했던 요리사이지만,


겉으로 봤을 때는

조용해 보이는 평범한 호감형 남성으로

그다지 고수의 이미지를 풍기지 않는다.


상대를 방심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외모를 갖고 있달까.


이런 그가 흑백요리사 시즌1에서는

아쉽게 탈락을 했기에 이번에

재도전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킥이 없다고 했지만

그의 요리를 먹은 심사위원들은

이런 요리 처음이라는 신선한 반응을

종종 보이곤 했었다.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도

강레오 셰프의 애정 어린 야림을 받으며

우승까지 갔던 그는

순둥한 외모와 어수룩한 말투에 숨겨진

반전의 재능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팬층을 보유하기에 충분했다.


항상 조금은 수줍어하는 모습과

겸손한 애티튜드도 한 몫했다고 본다.


나도 어느 순간에는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절의 그와 강레오 심사위원의

썸(?)을 댓글과 함께 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으니


그런 그가

자신의 주특기인 조림 요리로

결승전에 가게 되었고


이번 시즌의

유력한 결승후보인 요리괴물, 이하성 셰프와

맞붙게 되었다.


보통 드라마든 경쟁프로그램은 결승전이 되면

재미가 없어진다. 아무래도 볼거리가 전보다 부족해지고, 결말이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말을 알게 되면 오는 묘한 허무함도 있다.


하지만

‘나를 위한 요리’라는 결승 미션에서

그가 자신의 요리에 보여준 태도는

내가 지금 경쟁프로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결승 요리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조림 요리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그는

조림을 사실 잘하지 못하지만

조림을 잘하는 척

척하는 인생을 살았다고 했다.


그는 이전 대회에서 우승 후

조림 요리에 대하여 더 많이 연구하며

낮은 자세로

요리에 임했다고 한다.


그의 이 솔직한 고백은

척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나를 포함한) 이들에게

찔림과 위안을 주었다.


척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조마조마한 것인지

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특별한 요리사가 아니며

다른 요리사들처럼

주방에서 티 나지 않게 반복하고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그런데 운이 좋아서

이런 주목을 받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보여준 겸손은

자신과 주변인들을 동시에 빛나게 했다.


그의 말에 시간과 고민이

묻어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기에

우승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의 겸손한 소감으로 인해

결승전에서 그들을 응원하러 온

다른 요리사들에게도 눈길이 갔고,


대회에 참여한 수많은 요리사들이 떠올랐다.


요리를 하는 모든 분들의 정성에

감사하게 되었다.


승자의 결말을

주인공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내지 않고,


무대에서 내려와

여기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곳에는 이기기 위한 사람은 없었고

자신의 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퍽 마음에 드는 결말이다.

한동안은 이 결말과 그의 이야기에 빠져 살 듯하다.




출처: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