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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Oct 05. 2021

이직운이 있나요?

온라인 점사를 보면서 제발 이직운이 있다고 말해주길 바라며...

추석 연휴와 백신 접종으로 오랜만에 회사를 다녀왔다. 예전에는 한 동안 출근하지 않으면, 회사가 그립기도 했는데 어제는 잠까지 설쳤다. 막상 회사에 가면 특별할 일이 생기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출근하려고 회사까지 가기가 쉽지는 않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연휴 동안 취미(?)가 하나 생겼다.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점사를 봐주는데, 내 생년월일을 넣어 어김없이 "이직운"이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 듣고 싶은 말은 당연히 이직운이 있다는 이야기이고, 혹여나 내 이름이 불리고 점사를 봐줄까 기다리는 순간과 내 아이디를 불러주고 점사를 봐주는 시간 동안 마음이 쫀득쫀득하다. 참 이상하게도 내 점사를 봐주신 몇 분들이 참 고맙게도 이직운이 있다고도 하면서 심지어 '해외'가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뭔가 모르게 안도가 되었다. 나 진짜 가려나보다! 이런 느낌을 잠시나마 취해본다. 


최근 나에게 잘 맞는 직무, 그리고 잘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곳에 어플라이를 했는데 한 달 때 답변이 없긴 하지만, '이직운'이 있다고 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볼 힘이 생긴다. 이미 프로세스가 다 끝난 걸 알면서도, 영상을 녹화까지 떠가며 '해외 이직운'이 있다고 말해주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힐링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분들이 진행하는 실시간 방송을 보며 어김없이 내 생년월일과 '이직운'을 물어본다. 


사실 이직운이 없다고 말한다고 해도, 준비를 하지 않을 것도 아니면서 그 듣고 싶은 말은 남을 통해서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사실 더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잠시나마 기댈 곳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회사를 옮겼을 때마다 다이내믹하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걸 잘 알면서도 지금 커리어를 쌓고, 공부를 하는 이유를 이직을 통해서 찾고 싶다.


오늘도 사실 실시간 점사 유튜브에 들어가서 댓글을 달았다. 고민이 하나 더 추가되었지만, 오늘도 내가 기댈 곳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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