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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an 29. 2019

어느 회사에 가야 하나요

이직 준비의 시작은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직할 때 가장 마지막에 결정해야 할 것이 '회사'다. 그런데, 대부분 회사만 보고 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채용 공고를 찾고 찾아서 지원하고, 면접에 불러주면 고맙다. 그리고 그 면접은 물 먹는다. 그렇게 몇 번씩 하다 보면 너덜너덜해진 이력서가 보인다. 그리고는 스스로 느낀다. "이걸로는 갈 만한 곳이 없구나...." 말이다. 그런데, 갈만한 곳도 없지만, 가고 싶은 곳도 없다. 이게 진실이다. 


#1. 이력서를 재점검하다. 

사실, 재점검이라기보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없는지를 검토하는 것에 가깝다. 몇 번의 이직을 했든 간에 다르지 않다.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이름과 근무 기간 등을 살피고, 거기서 했던 일을 '경력기술서'라는 영역에 채워 넣기에 급급하다. 그게 재점검이다. 

#2. 채용공고를 뒤적이다. 

잡코리아, 인크루트, 워크넷 등등 자주 찾던 채용 공고가 모여있는 사이트를 뒤적인다. 수많은 채용 공고 중에 이전 회사 속의 경력을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간다. 운 좋으면 하나 발견하고, 운 나쁘면 최대한 비슷해 보이거나 쉬워 보이는 일을 찾아 북마크를 한다.  


#3. 두 데이터로 이리저리 저울질이 시작된다. 

이력서와 채용 공고의 '지원 요건' 등을 비교하면서 '면접까지 갈 수 있는지'를 우선 살핀다. 물론 아무리 비교해 본다고 해도 쉽게 판단이 서질 않는다. 이미 여러 기업을 경험하면서 채용 공고 상의 내용과 실제 직무의 환경이 다를 수 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저 이번에는 '똥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4. 가장 높거나 만만해 보이는 곳부터 지원한다. 

이미 북마크 된 곳과 새로 찾은 곳의 리스트를 갖고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된다. 지원 그까짓 거 별거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지원한다 사이트 내 지원이면 좋다. 따로 작성 또는 홈페이지 상의 지원이면 귀찮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이 중에 하나 걸려라' 심정이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5. 운 좋게 면접에 걸리면 좋고, 아님 말고......

어느 순간 면접 일정을 알리는 전화 또는 문자가 빗발친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그나마 00개 제출해서 00개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나마 연락이라도 오면 다행이다. 그나마 좋은 기업이라고 인식이 바뀐다. 우선 면접 스케줄을 해당 기업과 조율하고, 이력서와 다른 자료 등을 주섬주섬 챙긴다. 


#6. 길을 잃은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면접 결과는 좋을 리 없다. 그 회사가 어딘지 모르고 가다가 잘못 찾아가서 시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면접을 보러 갔더니 생각했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이다. 그들도 나를 낚기 위해 많은 밑밥을 뿌려놓은 것을 직접 현장에서 발견했다. 그렇게 집에 오는 길에 '길을 잃은 스스로'가 보인다.


위 사연자는 정확히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잃었다. 세상의 수많은 회사 중에 "나 하나 받아줄 곳 없을까." 하는 패기 넘치는 생각을 가지고 나왔을 것이다. 이전에 회사를 옮길 때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도 만만해 보이는 회사들에 쉽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무거워진 내 몸과 함께 세상이 달라진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뜨내기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렸던 흔적이 오래도록 남은 것 같아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이제라도 방향을 잡고 나아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너덜너덜해진 이력서,

어떻게 하죠? 


신입, 경력 모두 무직 상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자신이 작성하는 이력서이다. 기업마다 요구하는 양식은 다르지만 대부분 유사하다. 요구하는 정보는 뻔하고,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가 이렇게 못나 보일 때가 없다. 학력, 병력사항, 자격증, 가족사항에 마지막에 이전 회사의 경력까지...... 


이력서는 상당히 많은 정보를 비교하기 쉽게 담아놓았다.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부터 시작하여, 이전 회사의 경력을 합산한 총 경력 등, 이른바 '줄 세우기'가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당연히 좋은 스펙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는 분리한 모습이다. 


특히, 위 사연처럼 여러 회사를 거친 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나마 업계 등의 일관성이 있으면 다행이다. 그것마저 중구난방이면 숨기기 일쑤다. 그런데, 귀신같이 면접에서 비어있는 기간을 콕 집어 물어본다. 나름대로 둘러댈 변명거리가 있으면 다행이다. 그리고 이를 믿어주면 땡큐다. 


사실, 이미 너덜너덜해진 이력서는 필자가 어떻게 해주지 못한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준비'를 도와주는 것이다. 그 시작이 바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부터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방향이라고 말하면 답변은 '단계'로 돌아온다. 




다음 회사부터 정하는 것이 아니라, 

되고 싶은 상태에 집중하는 것


여타의 다른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그 방향은 '어떤 류의 회사'가 아니다. 그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쌓은 이후에 되고 싶은 내 모습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지금의 내 상태(X)는 조건, 상황, 환경 등으로 정리가 가능하다. 이 중에 내가 '어떤 상태(Y)'가 되고 싶은 가에 따라서 필요한 추가 경험(A) 값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Y) 값부터 정하고 나서 (A) 값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물론 운명처럼 (A)가 다가올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렇게 해서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면,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스스로가 되고자 하는 상태(Y)에 집중하여 구체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케터라면, 높은 수준의 일을 통해 스스로가 발전한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부족하다고 느꼈던 스킬 등을 실무 경험을 통해 고도화하는 것이다. 또는 흥미가 생기는 부분(업계) 등으로 옮겨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 또는 전에 가지지 못했던 직책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의 경험을 쌓도록 '추가 경험'에서 채워야 할 최소한의 조건 등을 되고 싶은 상태로부터 뽑아내는 것이다. 


디자이너라면, 그동안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완벽하게 전체 프로젝트를 리드했다는 흔적이 없다면(X), 이를 업그레이드하여 실질적인 PM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굳었을 때(Y), 현 위치보다 더 많은 발언 및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위 또는 아래 등의 조율 과정을 통해 PM의 중단 단계 경험(A)이 필요한 것이다. 


개발자라면, 그동안 일을 했던 프로젝트의 규모상 투입되는 인력 및 비용 단위가 크지 않아서(X) 그 부분을 개선시켜 더 큰 프로젝트(Y)를 위한 징검다리의 경험(A)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당장 채워줄 수 있는 곳을 찾아보고 이를 위해 필요한 '논리'를 만들어갈 것이다. 


위와 같은 사고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추가 경험'의 실체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Y)가 방향이든 단계든 관계는 없다. 적어도 (A)를 통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모습이면 충분하다. 


물론 그림처럼 산술적인 계산은 불가능하다. 여기서 얻고자 하는 것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지지 않았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밟아왔던 경력(X)'과 '되고자 하는 모습(Y)' 사이의 간극을 분석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를 찾는 것이다. 


물론 천지가 개벽 할 수준으로 급작스러운 변화들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급작스러운 전직 또는 '창업' 등의 활동을 뺀 순수한 '이직'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X) 값 중에 절대 바꾸지 못할 것들도 있고, 무엇보다 관련 없는 영역으로 진입 등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게 

가장 큰 힘


이직, 우리가 선택을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차고 넘친다.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대부분 (눈 앞의)'조건' 등이 눈을 가려 진짜로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놓치고서 후회를 많이 한다. 


진짜 문제는 대부분 이직(준비)을 할 때, 뚜렷한 목적 및 목표 없이 무작정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게 아니라 , 일하고 싶은 곳이 없다  

옮길 수 있는 곳이 없는 게 아니라, 옮기고 싶은 곳이 없다  

위와 같은 생각 때문에 전략적인 이직에 실패한다. 애초에 전략(방향성)이 없이 무작정 다음 정거장을 찾아가는 것이 문제인데 말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도 없이 그저 지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 그것이 가장 최악의 선택이 된다. 그렇게 경력도 커리어도 꼬이면서 각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상태에 도달은커녕 자꾸 퇴보하는 느낌만 드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준비해도 정말 가고 싶은 문턱에서 좌절하기 쉽다. 완벽하게 해도 원하는 바를 달성할지도 미지수인데, 오히려 스스로 부족함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한다. 그 실수를 내가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오르지 말아야 할 나무를 오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되는 실수가 스스로를 망가뜨릴 수 있다.
진짜 이력서가 너덜너덜해져 면접조차 보지 못하는 상태 말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객관화하여 자신의 현 상태와 미래의 내 상태를 추출하여 중간을 메울 수 있는 답을 찾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게 적합해 보이는 여러 답 등을 비교하면서 최상의 답 또는 최대한 바라는 답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답을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나아가기 위한 나름의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옮겨 갈 곳에도 그렇고, 그것에 가서 버티는 것도 모두 매한가지다. 왜 그곳에 가야하고, 남아있어야 하는지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오래 다니기 힘들다. 그게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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