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바둑 스승님이 한 말씀이다.
이 내용에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젊고 체력이 좋을 때 조차도 할 공부나 일의 양이 많아지면 짜증을 내고 게으름 피우기 마련인데, 나이가 들고 체력이 더 떨어진 상태에서는 그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직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뜨끔) 일을 핑계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운동도 게을리했는데, 그 결과 업무 효율은 떨어질 때로 떨어지고 이외에 인간관계에서도 문제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귀찮음 때문에 챙겨야 할 사람들을 챙기지 못하다 보니 결국 인간관 계마 저도 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기는 하나, 위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며 오늘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첫날이다 보니 온 몸에 알이 배고 운동을 하면서도 짜증이 몰려왔지만, 운동을 마치고 나니 묘한 해방감과 함께 내일, 모레는 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겼다.
건강한 육체에 반드시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병든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건 확실히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간단한 홈트레이닝이라도 꾸준히 하며 체력을 길러보면 어떨까?
지금 경험하고 있는 짜증, 답답함,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기분들을 모두 사라지게 하진 못하더라도 정말 위험할 때 나를 보호해줄 수단이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