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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생이세요?" 라는 질문이 굉장히 불편한 이유

by 빈센트

한국에서 초면에 나이를 묻는 문화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 당장 없어져야 할 한국 문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묻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서열을 세우고 관계의 위계를 정하기 위해서다. 나이가 많으면 윗사람, 적으면 아랫사람. 그렇게 구분된 순간, 대화의 결이 달라진다. 나이가 적은 사람은 움츠러들고, 자유로운 교류는 어려워진다.

과거에는 나 역시 이런 문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미국에서 공부하며 한 형님을 통해 이 문화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됐다. 그분은 나보다 10살 많은 사람이었지만,

"나한테 반말 안 하면 앞으로 너랑 대화 안 할 거야."

라고 첫 만남부터 선언을 하셨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고, 어렵고, 불편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천천히 자연스러워졌고, 더 자유롭고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해졌다. 상대방을 나이로 판단하지 않았고 서로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이라는 프레임이 우리 사회에서 많은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자기 의견을 쉽게 포기하게 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게 된다.

'나이' 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으로 인해 인간관계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개인의 성장 포텐셜을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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