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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a Nov 05. 2019

웃으면서 막말하는 사람들에 대처하는 법

화내면 나만 이상해지는 그들의 말, 말, 말

나는 돌려 말하는 것을 좀처럼 못 알아먹는 '꼽주는 말 한정 귀머거리'다. 아마 나 자신이 꾸민 말을 못 하는 성격인지라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야 문득, 아 그때 그 사람이 나를 '돌려 깐' 것이구나 알아채는 무딘 타입이랄까.



주변에 보면 꼭 한 명씩 그런 인간들이 있다. 대놓고 욕하는 건 아니라 반응하기 애매하지만 묘하게 기분 나쁜 말을 하는 사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쎄 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중 유독 그런 애가 있었다. 이를 테면, 내가 머리를 자르고 오면 "그 머리 설마 돈 주고 한 거 아니지?"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내가 성적을 잘 받은 날에 굳이 "그런데 사회에 나가면 오히려 공부만 한 애들이 성공 못한다고 하더라. 공부 머리랑 성공은 또 다르대."와 같은 말을 덧붙이곤 했다. 당시의 나는 펀치를 맞고도, 방금 내가 맞았나? 하는 어벙한 표정을 지으며 넘어가곤 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와 같은 타입의 인간들과 매번 부딪혔고 그런 수동 공격적인 행태는 더욱 교묘해졌다. 예를 들면, 나와 언쟁을 하고 나서 미팅 인비테이션에서 실수인 척 내 이름만 쏙 빼고 보낸다거나, 키보드를 시끄럽게 두드리며 자신이 화가 났음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혹은 칭찬을 가장하면서 '와, 그런 옷을 입는 거 보니 자신감 넘치나 보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정면으로 대응해 봤자 돌아오는 것은 '화난 거 아닌데?', '장난인데 왜 이렇게 예민해'와 같은 반응이었다.




그들은 한마디로 '수동 공격적 성격장애(Passive-Aggressive)'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적대감이나 공격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소극적이고 교묘한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대놓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지양되는 회사에서 이런 행동이 유독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이런 투덜이 스머프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찾아보니 참 뻔한 이야기들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둥, 그들이 수동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모티베이션을 찾아보라는 둥.  



미안하지만 나는 그들의 모종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나를 먼저 공격한 사람에게 친절함과 긍정으로 대할 수 있는 교양 있는 사람도 아니다. 따라서 수 많은 어퍼컷을 맞으며 경험으로 익힌 '속성 - 투덜이 스머프 퇴치 전략'을 나누고자 한다.




1) 되뭍기법 : 그게 무슨 뜻이야?

사회에서 만나게 될 투덜이 스머프들의 퇴치하는 첫 번째 방법은 단순히 되묻는 것이다. 그쪽이 돌려서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으니 스스로 해명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난 네가 한 말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디 네 입으로 좀 설명해봐." 대부분은 적당한 핑계를 당장 둘러대기 힘들어할 것이다. 뻔뻔한 이들은 "신경 쓰지 마~"하고 넘어가려고 할 텐데 그러면 또다시 순진한 척 "왜? 나 궁금한데? 그게 무슨 말인데?"라고 말하며 이쪽에서도 집요하게 나가면 된다.



2) 불편의 침묵 필살기 : 3초간 상대의 눈을 쳐다보며 침묵하기

침묵도 언어다. 당신이 침묵하는 순간 상대는 그 불편한 적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이는 FBI들이 수사를 할 때도 자주 쓰는 비법이다. 핵심은 상대방의 공격에 그저 대꾸하지 않고 가만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침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에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방의 미간을 3초간 빤히 바라보면 효과는 배가 된다.



3) 공개처형 - 이미지 파괴

세 번째로 그들의 공격을 곧바로 되돌려주는 방법이 있다. "헉 완전 상처다. 왜 그런 말을 해..."라고 말함으로써 너의 저의를 이미 파악했고 나는 상처 받았다고 곧바로 대응하는 것이다. 주변에 나에게 동조할 사람을 미리 심어두면 효과는 배가 된다. 당신을 돌려 까는 말을 한 사람은 이제 배려 없이 말을 막 내뱉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4) 공개처형 - 트렌드에 뒤떨어진 사람 만들기

"와 아직까지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네...", "옛날 사람 같다~." 이는 특히나 사회적으로 업데이트가 덜 된 인간들에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이다.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라 던데~" 같은 듣는 사람은 웃기지도 않는 농담에 사용하면 된다. 농담은 그 사람의 의식 수준을 낱낱이 드러내는 지표다. 아직도 그게 재밌으세요?라고 되물어 줌으로써 1.0 버전에서 머물러 발전할 생각이 없는 부끄러운 그들의 민낯을 거울에 비춰주는 것이다.



물론 권력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사에게 위와 같은 방법을 쓰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유의해서 사용하길 바란다. 다만 이런 필살기를 몇 개 연마해두면 방심한 순간에 펀치를 날리는 수동 공격적 성향의 인간들에게 당하지 않고 집에 와서 뒤늦게 '그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는 철지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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