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교육
"독일은 왜 우리한테 그런 짓을 하는 걸까요?"
"절망 때문이지. 좀 아까 페흐가 하는 말 들었지? 사람들은 서로 멋진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이어 그 이야기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 그들은 그것으로써 신화가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페흐 역시 절망에 빠지려 하고 있어. 독일 사람들만 절망하는 게 아니야. 절망은 어디에나 떠돌고 있어. 옛날부터, 인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절망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절망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면 인간은 곧장 독일인이 되는 거야.
(중략) 진실은 역사의 순간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과 같은 시간 속에 있어. 그런 때에는 인간이 절망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모든 것, 인간에게 믿음을 갖게 해주고 계속 살아가게 해주는 모든 것이 은신처를, 피난처를 필요로 하지. 나는 내 책이 그런 피난처 중 하나가 되기를 바라. 전쟁을 겪은 후, 모든 것이 끝난 후 그 책을 펼 때 사람들이 아직 다치지 않고 남아 있는 자신들의 선의를 다시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 저들이 우리를 짐승처럼 살게 했지만 우리를 절망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원해. 절망한 예술이란 없어. 절망스러운 것, 그건 오직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뿐이야."
유럽의 교육
로맹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