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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비츠로 대표변호사 정현우
코로나19의 역습
(예견된 2차 공세 feat. 불타는 연휴, 불타는 클럽)
Part 1
올해 어버이날의 대형사건은 코로나19의 역습이 아닐까 합니다.
5월 7일 용인에서 66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였는데, 이 확진자의 동선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5월 8일 오후를 기준으로 1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여
관련된 확진자만도 당사자를 포함하여 총 15명이 되었고, 확진자의 수는 시간이 지날 수록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국내발생현황 자료 중 발췌
5월 8일을 0시를 기준으로 12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였는데,
위 그래프를 보면 최근에는 매일 10명 안팎의 적은 수로 확진자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4월 말부터 5월 5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도 확진자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은 코로나19가 다소 안정세에 돌입한 것으로 안심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황금연휴기간에 놀러가는 나들이 인파가 늘었고,
길거리 곳곳에도 마스크를 벗어던진 시민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는 이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도 많았고,
반면에 여전히 방심하지 말고 주의를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어쨌건 어린이날이 무사히 지나가면서 어느 정도 극복구간에 접어든 것 아닌가 하는 그 찰나,
마음을 놓으려던 바로 그 찰나에
우리는 코로나19의 역습에 또 한번 날이 서고 있습니다.
대구 신천지 31번의 공포가,
경기도 용인 66번으로 오버랩되면서
집단감염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art 2
연휴 직후 발생한 새로운 집단감염의 가능성은
우리 나라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가 아직 극복된 것이 아니며,
또 알 수 없는 경로로 언제든지 집단감염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선 용인 66번의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역학조사 중이므로 곧 확인이 되겠지만,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는 최초 지역감염자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지역사회에 여전히 숨은 전파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기에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생활속 방역을 철저히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확진된 대부분의 확진자들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입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밀착되어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는 클럽은 이미 슈퍼전파의 가능성이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집단감염지에서 피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여파가 얼마나 확산될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광범위한 지역확산으로까지 번지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20년 5월 8일 20시부터1달간
전국 유흥시설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발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뉴스 곳곳에서 타이틀로 '유흥시설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졌다고 기사가 나오다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운영을 자제하는 권고 정도로 무슨 실효성이 있냐며 비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행정명령의 내용은 무엇이고, 또 어떤 근거로 이런 명령이 내려진 것인지,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어떻게 되는 지 체크를 해보고자 합니다.
Part 3
행정명령의 타이틀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란주점을 제외한 클럽 등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 전국의 유흥시설에 대한 행정명령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단란주점은 원래 춤이 허용되지 않는 시설이라 제외하는 쪽으로 회의에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하는데....단란주점에서 정말 춤을 추지 않습니까? 밀접접촉이 없습니까? 이런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고 봅니다.)
(사견으로 단란주점은 클럽처럼 광활하게 열린 공간이 아니라 많아도 10명 안팎의 소규모로 밀폐된 룸에서 유흥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슈퍼전파 가능성이 클럽보다 낮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유흥주점도 국정당한 영업장에 해당하기 때문에 클럽과 본질적인 성향이 다른 유흥업소에까지 행정명령을 확대해서 내리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단란주점은 이번 조치에서는 제외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향후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아마 대상에 추가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행정명령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하여 운영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불가피한 운영 시에는 방역수칙을 준수할 것을 명령하는 내용입니다.
기존의 방역지침과 비교하여
▲ 시설 내 마스크 착용
▲ 방역관리자 지정
▲ 출입자 신분증 확인
과 관련된 내용이 강화되었습니다.
준수사항을 잘 살펴보면, 사실 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운영자제권고'라는 것은 원칙입니다.
운영자제를 권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하고 싶다면
준수사항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준수사항이 기존의 준수사항에 비해 훨씬 강화가 되었습니다.
클럽내에서도 원칙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입장시에도 신분을 속이지 못하도록 신분증을 확인해서 명단을 철저히 비교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이 적발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인데,
솔직히 클럽이 강화된 준수사항을 다 지키면서 운영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텝니다.
종합하면, 운영하지 말라는 것이죠.
Part 4
이제 행정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살펴봅시다.
위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운영하는 시설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감염병예방법 제80조제7호에 따라 처벌(300만 원 이하 벌금) 할 수 있고,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집합 금지 명령을 실시할 수 있다.
1. 지방자치단체장이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에 따라 처벌할 수 있습니다 : 300만 원 이하 벌금
2.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집합금지명령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3가지 규제가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제80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7. 제47조(같은 조 제3호는 제외한다) 또는 제49조 제1항(같은 항 제3호 중 건강진단에 관한 사항과 같은 항 제14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조치에 위반한 자
감염병예방법 제80조의 제7호는 제49조 제1항(3호, 14호 제외)에 따른 조치에 위반한 자를 말합니다.
이번 사례의 경우에는 제49조 제1항 제2호의 사유에 해당합니다.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①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하여야 한다.
2.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이번 행정명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한 조치입니다.
따라서 이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해당 유흥업소의 사업주는
벌칙규정인 제80조의 제7호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됩니다.
사실 300만원의 벌금 정도는
하루 동안 해당 클럽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것이어서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실효성 있는 규제는
300만원의 벌금이 아니라
방역비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집합금지명령입니다.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는
집합을 제한 할 수도 있지만, 집합을 금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영업정지를 시키겠다는 것이어서 바로 이 부분이 규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Part 5
개인적인 생각으로 방역당국의 금번 행정명령은 사실 발 빠르게 잘 대처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금지시켜야지 왜 제한을 먼저하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하는 비판이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자유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때에는 감정에 얽매이면 안되면 형평성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고려사항들을 종합해서 행정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이런 부분들은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행정명령의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그냥 영업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법의 한도내에서만 법의 적용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모쪼록 유흥시설의 운영자 분들께서는 불가피하게 영업을 하더라도,
어렵지만 행정명령의 준수사항을 잘 지키면서 영업을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합심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다시금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생활속에서 철저한 방역과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