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하다는 착각,
인간의 오만 중 하나는 자기가 약하다는 착각인 것 같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젠 못 들어주겠다. 나에게도 네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너의 힘듦을 고백하는 건, 모두에게 이 말을 끈기 있게 고집하는 모습엔, 역으로 네가 이런 끌림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건 모르고.
왜 주변 사람들한테 희생당해야 하는 건지-억울하다며 우는 네겐, 그러며 뒤돌아 그들을 험담하는 네 마음엔, 앞사람과 뒷사람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자기가 저지르는 것도 모르고. 싫으면 싫다고 하기 싫은 건 하기 싫다고 말하면 그만. 이렇게 평생 살아온 스스로의 선택이 네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욕심과 너의 힘이라는 건 넌 모른다. 이 모순에 넌 괴롭다. 이럴 때 난 화가 났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할 땐, "아니, 내가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고! 내 사정을 알아?" 하며 호랑이 성질을 부리는 너의 그 부라림! 그것이 네 힘이다. 반대로 무력함. 역으로 이 무력함 역시 네가 알아 깔아뭉개는 너의 힘이다. 세상의 힘을 두려워하는 건 네 안에 세상의 힘이 있기에 느끼는 것이다. 없으면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진짜 약한 사람은 부라릴 수도 무력할 수도 없다. 그냥 살겠지. 약함으로 그대의 강함을 이용하지 말아라. 하나를 못 놓겠으면 이젠 투덜대지 마. 계속 "나는 욕심쟁이요." 고백하는 것일 뿐. 이제 더 이상의 땡강은 지겨워! 내가 내게 고함. 어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