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편안함에 이르렀다
2021년 2월, 대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들을 매듭지었다. 그래서 아쉽기보다는 홀가분했다. 그렇게 취업준비를 시작했고 광고대행사에 취직을 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나는 퇴사를 했다. 이제 퇴사라는 말도 진부한 단어가 되어버린 만큼,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힘들었기에 그만두었고,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막상 일을 그만두니 해방감은 잠시 뿐이었다.
데이터 분석가로 직무 이동을 준비하며 진입장벽을 크게 느꼈다. 생전 코딩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모든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스스로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싹을 틔웠다. 이전에 광고대행사에서도, 사실 일이 나에게 안맞는게 아니라, 내가 그냥 일을 못했던 게 아니었을까..?
이렇게 잡생각이 많을 때는, 나는 몸을 움직이는 편이다. 그러면 복잡하게 생각이 단순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일자리를 구했고, 지금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현재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커리어의 방향이 뚜렷해졌다. 광고대행사에서는 하루 종일 시간을 쏟아도 몰입이 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는 일이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런데 지금 회사에서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쏟는 만큼 몰입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확실히 느낀다. 그리고 업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재미있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이 쌓여 일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있다. 욕심부려도 될 만큼 데이터 분야는 매력있는 산업이다. 이제 돌다리도 두드릴만큼 두드려봤으니, 과감하게 이 다리를 넘어봐야겠다.
다음으로, 일상의 균형을 찾았다. 나는 혼자서도 오롯이 서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동안 이런저런일로 풍파를 겪다보니, 발 디딜 곳이 없었다. 그래서 누군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일에 쉽게 지쳤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 편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다소 방어적이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한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편해졌다.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내가 비로소 편안함에 이르렀음을 느낀다.
그리고, 최근에는 취미를 가지려고 이래저래 시도를 해보고 있다. 아이스하키, 배구, 축구, 농구 등 스포츠들을 보러 다닌다. 스포츠가 주는 에너지가 나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 좋다. 이 이외에도 내가 지쳐있을때 나를 충전할 수 있는 취미가 무엇인지 찾아보려 한다.
이처럼 나의 2023년 1분기는 평안하고, 안녕했다. 이 안정감을 유지하며 올 한해를 마무리했음 좋겠다. 매일 매달 기록을 남기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 분기별이라도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자 한다. 이 글들을 보며, 훗날 웃으며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끼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