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in] 생각나는 노래

데이식스 <예뻤어>가 귀에 박히는 이유

by 비비들리 vividly

주중 2회 정도 운전으로 이동을 한다.

그리고 영어라디오를 틀어놓고 이상하게 자동반사적으로 하는 일 하나가 노래부르기.


홍대와 성수동 어느 지하 연습실에서 직장인 밴드 보컬로 활동했던 지난 날이 기차가 되어 가끔은 플랫폼으로 돌아온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노래는 죄다 예전 노래다. 스무살 즈음 나왔던 소민의 <습관처럼>부터해서 박봄 <You&I> .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 나왔던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건'으로 시작하는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 까지. 가슴을 저미는 발라드 같은 것들. <You &I>는 발라드는 아니지만 노래가사가 참 서정적이다. '난 해준게 없는데 보잘 것 없지만 오늘 그댈 위해 이 노랠 불러요'.


이 가사에서 잠깐 생각해본다.

진짜 난 왜 이 차 안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있는거지? 정말 가사처럼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게 노래인가?


아마 나의 암묵적 청자는 엘 일것이다.


지난 저녁 가로등에 빛나는 벚꽃을 보다 너무 예뻐서 조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난 현실과 떨어져 산걸까? 자문해본다. 현실과 기억 속에서 허우적 대면 발생하는 어떤 이질감이 분명 존재했다.


빵을 사기위해 들어간 베이커리에서 익숙한 '예뻤어'를 가진 후렴구가 나온다. 하지만 가수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냥 어디가면 꽤나 자주 나오는 감미로운 노래. 귀에 착착 감기면서 말 그대로 예쁜 노래였다. 하지만 오늘은 멜론을 검색해서 찾아보기로 한다. 듣고 있던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배신하고 <예뻤어> 를 듣기로 한다. 데이식스 노래다.


그런데 멋졌어...로 부르고 싶어진다.



예뻤어

데이식스


지금 이 말이

우리가 다시

시작하자는 건 아냐

그저 너의

남아있던 기억들이

떠올랐을 뿐이야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너는

사랑한다 말해줬었지

잠들기 전에

또 눈 뜨자마자

말해주던 너

생각이 나 말해보는 거야


예뻤어

날 바라봐 주던 그 눈빛

날 불러주던 그 목소리

다 다

그 모든 게 내겐


예뻤어

더 바랄게 없는듯한 느낌

오직 너만이 주던 순간들

다 다

지났지만

넌 너무 예뻤어


너도 이제는

나와의 기억이

추억이 되었을 거야

너에게는

어떤 말을 해도 다

지나간 일일 거야


정말 한번도 빠짐없이 너는

나를 먼저 생각해줬어

아무 일 아니어도 미안해

고마워 해주던 너

생각이 나 말해보는 거야


예뻤어

날 바라봐 주던 그 눈빛

날 불러주던 그 목소리

다 다

그 모든 게 내겐


예뻤어




2017년에 나온 노래다. 그러니까 10년 가까이 어딜가도 나오는 이 좋은 노래를 이제야 이어폰으로 제대로 들어본다. 산책하면서 무한반복으로 토요일 저녁까지 또 들어본다.

새로운 음악보다는 예전의 것을 자꾸 리와인드 하게 되는 시기에 그나마 귀에 꽂힌 노래도 2017년이라는 것에 또 한번 실소를 해본다.


근데, 흐드러지는 벚꽃하고 너무 잘 어울리고 조금은... 설레잖아.


이 설레임은 방구 냄새에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 기억이라는 녀석은 머릿 속에서 시베리아 철도 만큼이나 몇 바퀴를 돌아서 아주 먼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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