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진다. 내 꽃도 진다.
'질 거라면 왜 피었느냐.'
져버린 꽃 붙잡고 울부짖는다.
지저귀던 새는 내 목소리 삼켜
아름다운 연가로 뱉어낸다.
새는 지쳐 휘리릭 내려와
저문 꽃의 열매를 쪼아 간다.
보답이다, 보답이려나.
슬픔을 노래해 준 보답이 되었길.
늙은 꽃이 죽었대도 슬퍼 말게.
씁쓸한 열매 맺었으니,
세월을 허무라 이름 짓지 마.
꽃이 죽어 열매가 되고,
열매가 죽어 새 되는 것을.
아무것도 정말로 죽는 건 없으니,
슬픔은 창공의 새들에게 맡기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