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

9일 차

by vivime
나의 고향


옛날엔 아스팔트가 아닌

부서진 시멘트 덩어리로 가득한

서울 언덕배기 동네에 살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언덕배기에

집을 지으시고 윗집 아랫집으로

넘나들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교마저 언덕 위에 있으니

진정한 언덕배기 동네인 게다


할아버지와 함께 언덕 뒤의 동네 산을

돌아다닌 기억이 생생하고

집 앞에는 돌로 선을 그어 땅따먹기 하던

그 동네 그 언덕 배기는


할아버지께서 치매에 걸려

할머니를 못 알아보기 시작하며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며

찾아뵙고 얘기할 시간은 명절밖에 없어지며


이후 돌아가신 할아버지와의 보금자리를

정리하신 할머니의 이사로 인해

내겐 연이 끊긴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멀어졌건만

아직도 그곳은 내 고향으로 남아있다

그리운 옥상 위 할머니 텃밭과

집 지붕을 자유로이 나다니는 고양이 가족들의

보금자리 이자 나의 고향인

성북구 언덕배기 동네를 기억한다


<나의 고향>

9일 차

- 추억의 도시, 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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