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5.
2023년 막바지를 보내며 1호에게 가장 많이 하게 된 말이, "이제 6살 되니까 손도 빨면 안 되고, 밥도 더 잘 먹고, 동생도 더 잘 돌봐줘야 해~ 알았지?"였다.
이제 고작 6살이 되는 (만 4살) 아이에게 너무했나 싶었지만, 아이는 순수하게도 "응! 알았어~ 엄마!" 하고 대답을 너무 예쁘게 잘하는 거다. 그러니 더 말하고 싶지.
12월이 하루,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는 "엄마~ 나 이제 두 번만 자면 6살이야? 한 번만 자면 6살이야?" 하고 계속 묻는다.
그리고 드디어 1월이 되자, "엄마~ 나 6살 됐어! 나 이제 6살이니까~ 혼자서도 잘해요~"
'6살이니까~'를 입에 달고 살더니, 처음에는 정말 말도 잘 듣고 정리도 잘하고 뭐든 혼자서 하려고 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물론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언제 6살이 됐냐는 듯 행동한다. 하하. 6살의 마법이 일주일 만에 풀려버릴 줄이야.
그래도 한 가지 성공한 게 있다면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자던 안방을 떠나 1호의 방에서 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호의 수면 분리가 언제쯤 되려나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져서 나름 뿌듯했다.
아무래도 2호가 옆에 있어서 혼자 잔다는 생각은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신기한 건 2호는 엄마가 옆에 있어야 잠드는 아이였는데, 새벽에 깨서 엄마를 찾는 일도 없이 아침까지 푹 잘 잔다는 거다. 진즉 시도해볼걸.
이제 내 수면의 질도 향상될 수 있으려나? 은근히 기대에 차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아이들은 항상 자던 곳이 아닌데도 적응을 금방 했는데, 내가 아이들 없이 혼자 자려니 적응이 안 되는 거다. 오잉?
30분에 한 번씩 아이들 잘 자나 들여다보고, 결국 새벽 3시에 일어나서 2호 옆에 누워 아침까지 자고 말았다. 하하.
아이들보다 내가 수면 분리를 못 하는구나.
아이들만 노력하는 게 아니라, 나도 아이들이 커가는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 아이들의 수면분리가 성공한다면 방도 다시 꾸며주고 놀이방과 침실의 구분도 확실히 해 주고 싶다.
6살, 3살 1,2호의 나름 독립(?)을 응원한다. 엄마의 품인 안방을 떠나 새로운 공간으로 독립했으니 축하해 주어야지. 그리고 나도 안방을 나만의 공간으로 더 만들어보고 싶다.
항상 아이들 위주의 생활이어서 나만의 공간이 간절했다.
막 이사를 왔을 때는 안방에 딸린 작은 테라스를 내 서재로 꾸밀까도 생각했었다.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좋으니 내 공간이 절실했던 것 같다.
이젠 그 작은 소망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오늘은 일단 아이들 방을 다시 꾸미는 것부터 해봐야지. 그러면 아이들의 독립도 훨씬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만 같다.
오늘도 보물 1,2호를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정성을 쏟고, 달려 나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