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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Lee Sep 01. 2020

괜찮아질 "그때'

오늘 산책길에 아이가 처음으로 마스크 쓰기에 성공했다.


 억지로 씌운 마스크는 아이의 손에 의해 5분도 못되어 늘 벗겨지고, 찢겨지고는 했다.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안된 것을 감안해도, 요새 시국이 이러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건강도 걱정이지만 놀이터에 나온 다른 엄마들의 시선이 가장 신경이 쓰였다.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은 나이가 있다 보니 눈치껏 요령껏 대세에 따르는 것 같지만, 우리 아이는 마스크로 인한 불편함이 더 크게 와 닿았나 보다.


드디어 오늘, 아이는 산책하는 1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묵묵히 착용하고 있었다.


오늘이 바로 "그때"였나 보다. 마스크를 묵묵히 착용할 수 있는 아이만의 "그때"




 살아가면서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안될 때를 수도 없이 마주친다. 최선을 다하고 나름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말이다. 반대로 어느 납 갑자기 별 이유 없이 될 때가 있다. 우연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인지. 분명 꾸준함과 노력의 의한 결과물이지만 그 이루어지는 타이밍이 늦어도 너무 늦다. 아니 생뚱 맞기까지 한 그 타이밍.  '그래 지금이라도 됐으니 그게 어디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뿌듯할 때도 많지만 "그때"라는 것을 알기는 어렵다. 내 그릇의 물이 아직 덜 찼기 때문일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상처가 아물고 회복되는 "때"

주름이 점차 늘어가는 "때"

회사에서의 승진할 "때"

몰랐던 무엇인가를 깨닫게 될 "때"

우리가 살아가는(또는 살아내는)  삶도 조금씩 괜찮아질 "그때"


지금 살아내기가 너무 어렵다면 당연시 받아들여만 하는 막연함을 넘어서 “그때" 아직 오직 않기 때문이라 누군가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 괜찮아질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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