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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Lee Sep 05. 2020

비가 내리기에 아름다운 여름

비는 누군가에게는 재앙으로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움과 특별함으로 와 닿겠지요. 이 글은 수재로 또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대단히 송구한 마음을 갖고, 비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 갑니다.




비 내리는 것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20살 초반부터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어머니의 영향이 아주 컸습니다. 저는 2남 중 둘째 막내아들로 어머니와는 친구처럼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함께 쇼핑도 하고 데이트도 자주 했으며 서로의 고민도 잘 들어주고 나누기도 했지요.
 
어머니와 얘기를 하다 보면 여느 어머니들이 그러시듯 당신도 많은 아픔과 고민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날도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요, 어머니와 집에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다가 듣게 되었습니다.



"비 내리는 게 참 좋아”

"왜?"

"비 내리면 왠지 쓸쓸하잖아. 그게 너무 좋아"


그 당시에는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20대 후반에 들어서며 어머니가 무엇을 느끼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점차 비 내리는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쓸쓸함 외로움 고독함 같은 것들의 느낌을 떠올리면 동시에 우울하다거나 슬픈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것은 마치 부정적인 느낌과 같지요.  

그러나 그 느낌들은 뭔가 어둡다거나 애처로운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감성적인 sentimental'의 단어들과 더 어울리는 것 같지요. 그럼에도 그러한 단어들이 주는 이미지는 역시 무겁고 어두운 느낌에 더 가깝긴 하다고 볼 수 있네요. 이럴 때 보면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이나 느낌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비가 내릴 때 외출하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발이 젖고, 옷이 젖고, 교통 체증은 더 심해지고, 습하기 때문에 찝찝하기도 하고. 저 역시 그렇다고 생각할 때가 많은데요. 그렇지만 오직 비 내리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느낌 덕분이 불편하다면 불편할 수 있는 일들도 잊게 만드네요.


비가 오는 날이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가능한 5분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감정에 집중 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온전히  감정에 집중하는 온전한 시간

오직 나만의 감정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입니다.


가만히 감정에 귀 기울여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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