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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시형 Mar 16. 2021

길잃은 노인에게 차비를 주었다.

천원

밥 먹고 미팅 자리가는 길에 횡단 보도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신이 이상한 할머니가 성남에 가야한다며 팔백원을 구걸하고 있었다. 때마침 주머니에 천원 짜리가 있어 주었다. 할머니는 돈을 받고 다시 혼자 하고 싶은말을 하며 갈길을 갔다. 예전에 망원동 정신이 이상한 할아버지에게 우산을 주었을 때가 기억났다. 주고 받고 다시 자신에게 몰두한다. 예상해보면 그 할머니는 아마 성남에 가지 않을 것이다. 우산을 줬던 할아버지를 다음 날 다시 길에서 보았을 때 우산을 쓰지 않고 있었던 것처럼.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는 무언가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내가 진짜 그 할머니를 집에 보내주고 싶었다면 천원을 줄 것이 아니라 택시를 잡아서 집에 보내야했고 내가 진짜 할아버지가 비맞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면 다음날도 우산을 주었어야 했다.

무언가 변화를 원하고 결과를 바꾸길 원한다면 큰 결단을 내려야한다. 그 정도 결단 없이 작은 순간의 감정만으로 사소한 무언가를 하고 커다란 기대값을 원하는 것은 그저 순간의 작은 해소감정에  지나지 않는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진심이 필요한 일이다. 내일은 그것들을 해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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