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란 무엇인가?

도파민으로 확산된 집단 알고리즘

by 미친생각

그렇다면 종교란 무엇일까요?

이 시점에서 종교에 관해 한 번쯤 진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의 관점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것은 정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보는 무형의 정보와 분자 이상의 물질로 구현된 유형의 정보로 나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종교 역시 정보입니다. 종교는 문자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이는 무형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이 무형의 정보가 인간의 뉴런에 각인되거나, 구술과 의례, 문자로 기록되어 지속적으로 저장될 때, 비로소 종교로서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샤머니즘부터 기독교 이후 등장한 모든 종교에 이르기까지, 종교는 예외 없이 저장되고 전이되는 정보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모든 종교는 인간의 신경회로 혹은 문자와 제도 등 어떤 방식으로든 저장되는 패턴을 따른다고 판단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종교는 신의 존재를 주장하며, 그 신의 성격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심지어 신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는 종교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신의 존재 유무는 종교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신을 주장하든 그렇지 않든, 모든 종교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인간의 행동을 촉진하거나 억제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회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도파민과 스트레스의 기준점을 설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종교는 사회의 가치관을 형성합니다.


종교를 통해 형성된 가치관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집단의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다수가 동일한 기준을 공유하며 행동하기 시작하면, 이는 개인의 도파민과 스트레스를 넘어 집단 전체의 행동 패턴으로 고정됩니다. 이 과정은 무리 생활을 하는 인간이라는 정보처리장치의 거울신경계에 강력하게 작용하며, 집단 내 행동 동조를 유도합니다.


모든 종교가 가치관을 형성하지만, 모든 종교가 처벌을 수반하는 강제적 형태는 아닙니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이 종교와 협상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닙니다. 이 점에서 종교는 규범 수준의 작용을 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합니다. 집단의 규범으로 작용하며 인간 행동을 조절하는 통제 수단이라는 점은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공통된 특성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에너지의 흐름입니다. 종교는 인간의 행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결국 에너지의 흐름을 규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의 관점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규정하는 것은 알고리즘입니다. 따라서 종교는 알고리즘이며, 이것이 집단 단위로 작용하기 때문에 종교는 집단 알고리즘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종교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저는 가장 대중적인 도파민 경로가 종교 형성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시 시대에는 자연현상이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대상이었으며, 동시에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근원이었습니다. 자연은 이겨내야 할 대상이자,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도파민의 원천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자연현상을 중심으로 한 샤머니즘이 확산되었다고 판단됩니다.


고대 문명 초입부터는 숫자와 문자의 사용으로 예측 가능성이 증가하며, 인구 대비 생산량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일부 집단은 정복과 생산, 상업과 정치의 효율성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확장과 생산 자체가 도파민의 근원이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로마 지역의 신들은 농업, 전쟁, 질서 등으로 세분화되기 시작합니다.


로마 말기에 이르러 폭정과 확장 정체가 반복되며, 다수의 인간에게 에너지 획득에 대한 기대와 도파민은 현저히 감소합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구원이라는 개념은 각박한 현실을 합리화하는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종합해보면, 종교의 형성은 도파민 경로에 관한 정보를 집단 단위로 확산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그리스로마의 신, 메소포타미아의 신, 그리고 로마 말기 이후 기독교의 신은 성격이 분명히 다릅니다. 이 차이는 당시 사회 분위기와 종교 정보를 확산시킨 주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그리스로마보다 이른 시기에 문명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국가의 CPU와 그 외 부품이 명확히 자리 잡은 구조로 진입합니다. 이 지역에서 신이 인간에게 압도적인 질서의 주체로 인식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그리스로마 지역은 비교적 대등한 상태에서 경쟁과 확장이 시작된 구조였습니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의 신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고, 자유분방하며 진취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기독교 역시 초창기에는 강제와 처벌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원하면 따르고, 원하지 않으면 떠나라는 수준의 선택적 구조였지요. 정보확산의 주체와 대상이 비교적 거의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세에 접어들며 기독교는 국가 알고리즘으로 채택되었고, 이단이라는 낙인을 통해 사회적 배제와 처벌이 가능해지는 형태로 진화합니다.


샤머니즘부터 기독교에 이르기까지의 종교 패턴을 살펴보면, 종교는 집단 알고리즘입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파민의 기대 구조로부터 확산되며, 그 성격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확산의 주체가 국가일 경우, 국가 알고리즘으로 격상되는 것이지요. 집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종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