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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콘텐츠팀 Nov 18. 2021

갓 브랜드를 시작했다면:
상세페이지 톤앤매너 입문서

음성지원 되는 톤앤매너 유형 3가지 A to Z

이 글은 이런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우리 캠핑 박스가 튼튼하단 걸 말하긴 해야겠는데
도대체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

예를 들면, 상세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써야 하는,
전국에 계신 사장님과 대표님과 직장인 분들

또 예를 들면, 상세페이지에 쓰고 싶은 내용들이 머릿속에 넘쳐나는데
그걸 어떤 말투와 단어, 문장과 분위기로 써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 분들


미리 말씀 드립니다. 이 글은 겁나 깁니다.

따뜻한 차 한 잔, 만약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시라면 커피 한 잔 타오십쇼. 그리고 어떤 타이밍에 한 모금씩 마시면 될지 목차를 살펴 보세요.


1. 콜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코카콜라와 펩시 구분하는 법

2. 결국- 상세페이지 톤앤매너란

3. 음성지원 되는 톤앤매너 유형 3가지, 그리고 혼자서도 작성하는 법

선생님형

B급형

새벽감성형




1.

콜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코카콜라와 펩시 구분하는 법



아래 두 이미지 중,
어느 쪽이 코카콜라 같나요?


딱히 콜라(나 갓 튀겨 따끈한 치킨 따위)를 연상시키는 사진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자마자 ①을 코카콜라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바로 그 빨간색이, 우리 머릿속에서는 코카콜라와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제로 콜라의 검정이나 코카콜라의 상징인 북극곰의 하얀색이 있어도 빨간색보다는 '코카콜라!' 했을 때 떠오르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굵기로 표현하면 대충 이런 느낌인데요.



제로 콜라가 맛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네? 맞다고요?) 코카콜라가 '그 빨간색'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많이 하기도 하고, 편의점이나 이마트에 갔을 때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대표 상품 또한 '그 빨간색' 패키지를 가진 일반 콜라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코카콜라 - 그 빨간색'이라는 연결 고리를 머릿속에 세우게 된 것입니다.





무슨 콜라 이야기를 이렇게 오래 하냐 싶으실텐데,
코카콜라에서 돈 받은 거 아니고요.

충격적이게 자그마한 월급 통장을 보니 돈을 받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코카콜라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톤앤매너'를 설명하기 위한 떡밥이었습니다.


톤앤매너는 매일 같이 상세페이지를 쓰는 와디즈 콘텐츠팀에게도 유니콘 같은 존재입니다. 어디 전설이나 신화 속에서는 있다고 했는데 우리 주변의 현실에서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대충 그런 존재입니다.


일단 네 주변엔 없다는, 그런 짤


빨간색을 보면 코카콜라가, 파란색을 보면 펩시가 떠오르는 것처럼 '읽으면 그 브랜드가 떠오르는' 상세페이지들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그 상세페이지를 읽고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는데, 여러 브랜드의 상세페이지를 읽다 보면 '아, 거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하고 느끼게 되죠. 예를 들어 아래 세문항 중, 어디가 더 코카콜라스럽나요?


① 코카콜라 미친 거 아님; 진짜 탄산감 개오졌고~~~
이러니 치킨엔 코카콜라 국룰이 아닐 수 없음

② 금번 폐사의 신제품은 탄산감에 집중해
치킨에는 역시 코카콜라라는 불변의 법칙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했습니다.

③ 탄산처럼 짜릿하게 터지는 일상 속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치킨 한 조각에 코카콜라 한 병을 손에 들어봐요!



아마 많은 분들이
③을 골라 주셨을 겁니다.

실제로 ③은 제가 코카콜라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을 각색하여 사례로 들어본 건데요.



우리는 왜 ①이나 ②가 아니라 ③을, 빨간색으로 쓰인 것도 아닌데 코카콜라라고 인지했을까요?

이유는 문장 안에 쓰인 단어와 표현, 말투를 어떤 분위기로 구사하는지가 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①은 코카콜라처럼 큰 기업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비속어와(미쳤다) 은어(개오졌다), 그리고 인터넷 용어가(국룰)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 중에 ①은 믿고 걸렀을 거예요.

②는 코카콜라의 타깃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걸 감안했을 때, 코카콜라가 쓸 것 같지 않은 문장입니다. '폐사'처럼 업무용 공문이 아니라면 일상 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한자어가 많이 쓰였고, '공고히 하다'나 '주력하다' 같은 용어들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죠. 마찬가지로 거르게 됩니다.

③ 적당한 일상 용어(치킨 한 조각 등)와 '탄산', '짜릿하다', '행복' 등 코카콜라가 자신들의 광고에 자주 포함하는 단어들이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손에 들어봐요!) 구현되었습니다. 세 가지 중 가장 코카콜라스럽다고 느낀 비밀이 여기 있습니다.




2.

결국-

상세페이지 톤앤매너란




상세페이지를 쓸 때,

우리는 우리가 어떤 단어와 표현, 말투를

어떤 분위기로 구사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코카콜라가 파란색이 아니라 빨간색을 사용해 광고 이미지를 제작하고, 그 안의 문장들을 '짜릿하게 일상 속 행복'처럼 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바로 이 ‘단어, 표현, 말투, 어떤 분위기’의 합이 상세페이지의 톤앤매너가 됩니다.


문제는 이 톤앤매너를
내 상세페이지에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우리 캠핑 박스의 튼튼함을 '튼튼합니다'로 써야할지 '튼튼함'으로 써야 할지, 아니면 '튼튼해요'로 써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나

상세페이지에 쓰고 싶은 내용들이 머릿속에 넘쳐나는데 그걸 어떤 문장과 말투로 써야 할지, 꽉 막혔을 때

특히 더 그렇죠. 그래서 1,700여 건의 펀딩 프로젝트를 만나 보고, 2022년 마지막 코카콜라 피크닉 세트의 펀딩 상세페이지를 작성하여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모집한 와디즈 콘텐츠팀이 딱 5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이 중 하나라도 여러분의 상세페이지에 적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겠습니다.




3.

음성지원 되는 톤앤매너 유형 3가지,

그리고 혼자서도 작성하는 법



하나, 선생님형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수업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선생님들은, 정말이지 귀신 같이 학생들의 인기가 떨어져 나갑니다. 일주일에 몇 시간씩 설명을 해 주셔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점철되어 있다면 교실을 나가고만 싶을 겁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교실을 나가기 어렵지만 우리 고객들은 상세페이지 속 말들이 이해가 안 가는 순간 바로 '뒤로가기'를 눌러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세페이지를 쓸 때는 반드시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 표현으로 우리 제품을 설명해야 하는데 여기서 비롯된 상세페이지 톤앤매너를 저는 '선생님형'으로 부릅니다.



선생님형 톤앤매너 작성법 하나,

내용에 집중하기 위해 디자인은 블로그처럼 가볍게

많은 분들이 디자인이 예쁘고 화려한 상세페이지가 곧 친절하고 잘 쓴 상세페이지라고 인지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착각입니다.


고객들은 우리 상세페이지의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서 제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보고 구매가 이루어지죠. 그래서 상세페이지의 디자인을 몇날며칠 신경쓰며 외주사에 수정 요청을 수십 번 한들, 내용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건 그냥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① 따라서 선생님형 상세페이지는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고객이 알고 싶은 내용을 블로그처럼 통일합니다.

예를 들어 소제목 + 사진이나 gif + 사진/gif를 설명해주는 줄글 한두 문단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죠. 보통 이런 형식을 띕니다.



②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작업 시간이 빨라집니다.
포토샵을 켤 필요도 없이 내가 상세페이지를 올리고 싶은 플랫폼에서 작성 페이지만 들어가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수정도 쉽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상세페이지를 보고 구매한 고객이 '이런 내용이 없어서 아쉽다'는 피드백을 주었다고 해봅시다. 상세페이지를 외주 디자인을 맡겨서 만들었다면 외주사와 오랜만에 다시 연락해서 수정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견적 받고 메일 소통하고…. 이게 다 시간이고 돈이지만,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작성 페이지에 들어간다면 5분만에도 끝날 수 있습니다.

수정 껌이네~


셋째, 외주를 맡겨 디자인을 한 것보다 고객의 이해도가 훨씬 올라갑니다.
디자인을 한 상세페이지 속 글자 크기들이 너무 작다면 고객들은 그대로 상세페이지를 이탈합니다. 보이지도 않는데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죠. 사진이 너무 작거나 커도 결과는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작성 페이지는, 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제대로 노출될 수 있도록 최적화가 되어 있습니다. 즉, 누가 어떻게 써도 고객들이 큼직하고 잘 보이게 상세페이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알아서 맞춰주기 때문에 고객의 이해도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③ 코카콜라가 빨간색을 많이 쓰는 것처럼,

상세페이지도 블로그형으로 꾸준히 만들어 낼 때
고객은 우리 브랜드에서 통일된 톤앤매너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상세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미지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종종 소제목 정도를 디자인해서 넣는 건 가독성을 올려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파워포인트만 노트북에 깔려 있다면, 한 번도 파워포인트를 안 열어본 사람마저 소제목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정리한 글도 함께 공유해 봅니다.

호호, 당연히 제가 썼습니다.





선생님형 톤앤매너 작성법 둘,

한자어와 영어는 줄이고 편지를 쓰는 느낌으로

선생님들이 '오늘부터는 아침 인사를 기체후일향만강 하셨사옵니까'로 통일하자고 하면 거부감이 들 거예요. 일단 말이 너무 어려워서 외우는 것부터가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굿모닝, 티쳐'도 어색합니다. 우리가 한국 땅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굳이 영어로 인사할 필요는 없죠.

마지막으로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도 이상합니다. 'OO 하십시오' 같은 말들이야 사전이나, 정말 공적인 문서들이 아닌 이상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니까요.


느낌 오시죠?


① 상세페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자어와 영어만 줄이셔도

훨씬 고객친화적인 톤앤매너를 가져가실 수 있어요.

요 근래 친구 분들과 카톡하실 때 '걔는 자꾸 말을 옮기더라'는 표현을 '그자는 전언하는 습관이 있소'라고 표현하신 분, 계신가요? 아마 세종대왕님도 이렇게 표현 안 하실 것 같기는 한데요. 우리말에 한자 단어가 정말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일부러 한자 느낌이 팍팍 풍기는, 책 속에서나 볼 것 같은 단어를 골라서 상세페이지를 작성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종종 전문적인 느낌을 주시려고 어려운 한자어나 전문용어를 상세페이지에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고객들은 이미 진짜 전문가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신 것과는 전혀 반대의 효과만 얻으실 수도 있습니다.


영어는 우리말이 아닙니다. 즉, 사회적 동의가 우리말만큼 이루어지지 못했단 뜻으로, 나는 A를 생각하며 말해도 고객은 A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거나 B나 C, 혹은 A’로 이해할 수도 있단 것이죠. 우리가 매번 쓰는 일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듣는 사람마다 자신의 취향과 입맛대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한글이 짱입니다.


‘스윗하다’고 했을 때 누구는 설탕을 한 스푼 듬뿍 떠먹은 듯한 달콤함을 떠올릴 수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딱복(숭아)의 은은한 단맛을 연상할 수도 있는 것처럼요. 우리가 정말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되도록 구체적인 공통 분모를 가지는 한글을 사용해 주세요.



② 편지를 쓰듯 상세페이지를 쓰시면 쉽습니다.

상세페이지라고 해서 따로 쓰는 법이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내 친구에게 혹은 가족에세 손편지를 쓴다고 하고 문장을 써내려가시면 훨씬 쉽습니다. 그걸 정말 잘한 상세페이지가 있어요. 엄청 큰 딸기인 킹스베리 펀딩 프로젝트인데, 예를 들어 '논산 딸기가 맛있는 이유'를 이렇게 썼습니다.



편지처럼 쓰지 않았다면, 아마 이런 식이었을 겁니다 :

논산 딸기가 유명한 이유 =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딸기의 고장 논산은 금강의 범람 지역으로 딸기 생산에 적합한 지역입니다.

논산 한국 딸기연구소의 농법과 신품종 개발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빨리 제일 맛있는 딸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친구나 가족에게 이걸 설명하려 하다 보니, 내용이 좀 더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거나 내용을 조금씩 더 추가하게 되지요. 금강의 범람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치지 않고 '비옥한 땅과 풍부한 일조량'이라는 점을 풀어 주거나, 논산 한국 딸기연구소의 농법이 '자연친화적이고 건강하다'는 내용을 덧붙여 이해를 도운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둘, B급형


개인적으로는

'라이언 레이놀즈형'이라고도 부릅니다.

아마 이 배우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바로 '아!'하고 느낌이 오실 텐데요.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느낌 오시나요…?


특출나게 뛰어난 문장 구조가 웃기다거나 표정으로 먹고 들어가는 개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받아쳐서 웃긴 경우입니다. 엄청 비싸고 중요한 유물을 떨어뜨리고서는 '5초 안에만 주우면 돼' 하고 후다닥 줍는, 그런 거죠.


상세페이지에서 B급형이란 웃긴 비유와 예상치 못한 드립이 튀어나오는 톤앤매너를 말합니다.

B급형의 절대강자가 와디즈에서는 씨씨씨컴퍼니라는 메이커님이신데 와디즈 펀딩에서 28억 원이 넘는 누적 펀딩금을 모집하신 분으로, 일관된 B급형 상세페이지가 큰 성공의 발판이 되어준 케이스입니다. 씨씨씨컴퍼니의 펀딩 중, 국민 수트 프로젝트를 사례로 살펴볼게요.




B급형 톤앤매너 작성법 하나,

일단 비유가 아주 찰집니다.

스마트폰을 몰랐을 때, 삐삐만으로 최고였던 것처럼.
맥주의 맛을 몰랐을 땐, 맥콜만이 최고였던 것처럼.


'수트가 편해봤자 얼마나 편하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우리 옷을 입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사례로 들어주면서 삐삐와 스마트폰, 맥콜과 맥주의 관계를 비유로 들었습니다. 당연히 '국민 수트'가 스마트폰이고 맥주이겠지요.


이런 비유를 들기 위해서는 우리 타깃들이 평소에 어떤 유머 코드에 반응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타깃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자주 들어가 보거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자주 올라오는 웃긴 게시글을 읽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유튜브 댓글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베댓'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인스타와 유튜브에 10시간 쓰고, 상세페이지는 1시간만에 완성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절대 제 이야기 맞습니다.)


직장인도 똑같더라




B급형 톤앤매너 작성법 둘,

문장 구조는 정석을 따릅니다.

①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문장 속에 들어가는 단어들은 재미있고 웃길 수 있지만

문장 구조는 문법적으로 올바르게 작성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B급형이라고 무조건 '미친 ㅋㅋㅋㅋㅋㅋㅋ'처럼 쓰이면 안 된다는 건데, 아래 사례들을 살펴볼게요.

저 수많은 기억들과 추억들에서 '미친 ㅋㅋㅋㅋㅋㅋㅋ'처럼 쓰다가 만 듯한 느낌이 드는 표현은 하나도 없습니다. 대신 그 속에 담긴 표현들이 웃긴 거죠.



② 이렇게 될 때 사람들은 우리를 '웃기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품격이 떨어지는 곳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온갖 인터넷 용어와 거친 리액션,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인기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문장 속에서 타깃의 취향에 맞는 유머를 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잊지 마세요. 웃긴 것과 어그로 끄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③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타깃만이 반응할 수 있는 유머 코드를 중간중간 넣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이거요.

아마 이 브런치를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는 '파밍'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건 별 게 아니고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 용어입니다. 게임 맵 속 땅에 떨어진 아이템을 줍거나 날 노리던 적을 원샷원킬 한 뒤 그 분이 떨군 아이템을 줍는 걸 말하는데, 남성 수트 펀딩 프로젝트 특성 상 배틀그라운드를 하는 분들과 타깃이 일치했기에 쓸 수 있었던 표현인 것이죠.


이렇게 되면 우리 펀딩 프로젝트를 읽는 분들은 메이커(=판매자)인 '나'에게 더욱 큰 동질감을 가지게 됩니다.

나랑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인간적인 면모를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요.

역시 치킨이 답인가...?


여러 모로 좋긴 하지만 남성 수트에 관심이 있는 서포터(=고객)이 모두 배틀그라운드를 하는 건 아니죠. 그래서 이렇게 일부만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나 유머 코드들은 전체 상세페이지에서 한두 번, 많아야 세네 번 정도만 사용해 보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B급형 톤앤매너 작성법 셋,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차별/비하의 표현은 사용해서 안 됩니다.

B급형 상세페이지는 웃긴 비유가 많이 쓰이고 우리의 타깃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들도 자주 사용됩니다. 그래서 작성하다 보면 스스로의 유우-머에 취해서 순간 선을 넘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그러면 테티스 강을 건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표 써야 해요.


① 타인을 까내리거나 불불명한 근거로 까내리는 광고는 하지 마세요.

비유가 누군가를 까내려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맥주와 맥콜을 서로 비교하는 것에서 끝나야지, 맥주를 접하고 났더니 맥콜의 심심한 맛이 얼마나 부족하고 아쉬웠는지 알게 되었다 따위의 사족을 달아서 맥콜(= 다른 수트들)을 비하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② 같은 맥락에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차별,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 비유도

결코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B급형 톤앤매너는 전체적으로 피식피식 하는 웃음을 유발하는 내용들이 많은데, 한 번의 피식을 위해 큰 조사 없이 논란이 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 순간 우리 브랜드는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이슈의 소용돌이에 빠져 다시는 회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셋, 새벽감성형


새벽감성형은 굉장히 짧은데요.

① 이렇게 써서 잘 팔릴 가능성이 점점 0에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게 인스타그램의 셀러 분들 피드입니다. 보통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는데

제품의 기능이나 제원(SPEC)에 대한 설명보다는

디자인 묘사와 감성이 많은 경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이런 식인데요.



② 만약 우리 브랜드가 새벽감성형 톤앤매너를 상세페이지로 풀어내고 싶다면

SPEC을 한 단어로 말한 다음,
그 SPEC에 대한 우리 브랜드의 감상을 한 문단으로 연달아 말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별다른 설명 없는 제품 사진을, 모델컷 위주로 우르르 풀어내면 됩니다.

모델컷 10장에 클로즈업 컷 1장 정도의 비율로
제품의 기능과 SPEC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를 넣으면 되고요.


이건 진짜 쉽다



SPEC은 짧고 감상은 길게 쓸 수 있어서 빠르게 상세페이지를 완성할 수 있지만,

그게 잘 팔리는 건 또다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대거 유입된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 점원의 설명을 듣는 것처럼 자세한 디테일을 온라인에서도 듣길 원하고 있고,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똑똑해진 고객들은 어쩌면 나보다도 더 주요 제품들의 SPEC을 줄줄 꿰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① 그래서 새벽감성형은

기능의 차별점이 구매의 원인이 될 때는 절대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테크나 가전 제품군이 있고, 패션의류나 패션 잡화라면 고가의 제품일수록 새벽감성형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식품이라면 건강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처럼 구매의 목적이 명확할 때 절대 피해주셔야 하고요.


화장품은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쓰실 때만큼은 '우리는 새벽감성 같은 거 모른다'는 느낌으로 사셔도 좋습니다. 상향 평준화 된 시장이기 때문에 고객들은 제품의 성분, 제형, 발색 등을 올리브영에서 1시간 동안 테스트하는 것 뺨치게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야 구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②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이고, 기능보다는 디자인이 주력인

패션 의류/잡화나 디자인 소품, 문구 쪽에서는 새벽감성형이 유리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들이기 때문에 기능으로 승부할 것이 많지 않으니 오히려 감성에 집중하는 것이 잘 팔릴 수도 있습니다. '새벽감성형은 무조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팔려는 제품과 우리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에 맞게 적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화이팅 도치가 나오는 건 이 글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아까 가져오셨던 따뜻한 차는 다 식었을 것 같고, 차갑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미지근한 보리차처럼 밍밍해졌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코카콜라를 예시로 들어 톤앤매너가 뭔지 이해했고

상세페이지에서 톤앤매너가 왜 중요한지도 알았으며

음성지원 되는 톤앤매너 유형 3가지를 익히고,
혼자서도 작성할 수 있는 이런저런 방법들까지 살펴봤습니다.


이 정도라면 미지근해진 음료 쯤이야!

원샷 완전 가능이죠


구구절절 내용이 많았으니 마무리라도 빠르게 하겠습니다 :

톤앤매너 유형 3가지를 빠르게 내 브랜드에 적용해서, 우리 브랜드만의 톤앤매너를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화이팅 도치와 함께 화이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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