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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글 Sep 03. 2017

아프지 말고, '함께' 정치하자

2017 WAGL LEADERSHIP CAMP 참가자 후기

*본 글은 2017 WAGL SUMMER LEADERSHIP CAMP의 제주 지역 활동가 강보배 님이 작성한 후기입니다.


 ‘촛불혁명’ 과정에서 청년들은 훌륭한 역할들을 해났다. 현재도 정당으로, 활동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정치참여를 실험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조직되지 못하고, 정치참여가 어색한 청년들이라 이들의 정치 진출은 ‘무모한 도전’처럼 부족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8월 24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된 와글 썸머 리더십 캠프의 오프닝. 소설가 황석영 선생이 ‘착한 백성 신화깨기’라는 주제로 참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 WAGL

 이때 ‘정치하자, 아프지 말고’라는 인트로로 시작된 와글 썸머 리더십 캠프는 그들을 위한 정말 탁월한 연결의 장이었다. 기존 정당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청년 정치 아카데미나 캠프에 틀에 박힌 내용과는 너무 달랐다. 대부분의 청년 정치 아카데미나 캠프는 유력 정치인들이 나와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본인들이 펼치고 있는 정치 활동을 소개하는 방식에 그쳤다. 그렇지만 와글 캠프에선 ‘현장에 뿌리박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는 취지에 알맞게 지역에 생활정치를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와 정치인들이 강사로 나섰다. 또 위임받은 정치를 어떻게 잘할까는 기존 틀이 아닌 시민들이 어떻게 더 정치에 참여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이민철 광주교육시민청 공동대표는 투표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기존 정치가 아닌 시민들이 거버넌스를 통해 행정과 파트너십을 맺어가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현재 법제화가 이뤄져 있는 주민청구 조례나 주민참여예산을 넘어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권력을 가져 법과 조례를 발의하고, 예산을 짤 수 있도록 제도화 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에게만 허용된 주민소환제도를 시민소환으로 확장해 선출된 누구라도 소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행정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시민감사를 제안을 하기도 했다. 

 

 현재 기존 정치 틀 안에서도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준 사례도 함께 나눴다. 노정현 부산 연제구의회 의원의 이야기였다. 소수정당임에도 지역에서 노인학교와 아이들의 통학길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펼쳐 당선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생활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특히 2014년 당시 통합진보당이 탄압받던 상황인데도 보수적 일수 있는 노인분들이 먼저 나서 후보를 옹호하고 응원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감동했다.


기발한 선거운동 콘테스트에서의 발표. 참가자들은 조별로 직접 후보와 사무국장을 선정해 전략을 발표했다. © WAGL

 기발한 선거운동 콘테스트도 흥미로웠다. 광주 북구에서 녹색당 기초의원 후보로 나서 이색적인 선거를 보여준 박필순 씨의 사례를 듣고, 기존 식상하고, 틀에 박힌 선거가 아닌 이색 선거운동을 상상해 보는 자리였다. 캠프 사무실 비용도 줄이고, 매일 이색적인 토론의 장을 열기 위해 ‘옥상 캠프’를 열겠다거나 아이를 돌보느라 선거유세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보육 자격증을 가진 선거사무원을 뽑고, 유세차를 아이들이 놀기 좋게 꾸며 운동을 펼치겠다는 재기발랄한 상상들이 이어졌다. 또 단순히 선거구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청년후보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청년후보들의 연대를 통해 함께 선거운동을 해나가자는 의견도 나왔다.


 또 정치인, 활동가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고, SWOT 분석도 해보면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이나 내년 선거전략을 짜보기도 했다. 서로 상호 평가하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함께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이렇게 진지하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쉼과 즐거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아침시간 화합을 위한 춤 명상 시간을 마련해 함께 마음을 열고 어울릴 수 있었고, 수상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또 매 식사와 뒤풀이를 위한 세심한 배려는 ‘먹는 것만큼은’이라는 와글의 정신을 보여줬다.


춤 명상 시간동안 참가자들이 화합을 기원하며 함께 만든 만다라의 모습.© WAGL


수상 레크리에이션은 휴식을 취하며 협동심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 WAGL


 그래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역시 모의로 온라인 플랫폼 기획해보는 시간과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액션플랜을 직접 짜보는 시간이었다. 한국에선 와글이 아니라면 제대로 전해줄 수 없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온라인 기반 정치참여 이야기는 여전히 놀라운 이야기였고, 그들이 운영하는 플랫폼과 국내에 정치 플랫폼들을 비교해보며 어떤 플랫폼이 더 좋은지 대화를 나눴다.


이후 플랫폼을 만들거나 창업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는 스프린트 방법은 정말 신세계였다. 코딩은 1도 모르는 나도 이런 온라인 플랫폼을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스프린트를 활용해 내놓은 다양한 아이디어에는 공통된 바람이 있었다. 바로 청년들이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서로를 잘 모르고, 정보가 부족해 함께 하지 못하고 있음을 공감했다. 


온라인 플랫폼 기획하는 참가자들. 정해진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며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WAGL


스프린트 시간에 참가자들이 만든 기획 결과물. 초기의 아이디어(왼쪽)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구체화된다. © WAGL

 액션 플랜을 짜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바람들이 담겼다. 당을 넘어서 지역기반 정당을 만들어보자며 우리미래, 녹색당, 지역 활동 청년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냈다.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아 ‘듣도 보도 못한 정치 2’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바로 배운 스프린트를 활용해 청년활동을 공유하고, 청년들이 기획한 모의선거와 어워드를 펼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기획도 나왔다.


다른 팀의 액션 플랜 발표에 박수를 보내는 참가자들의 모습.  © WAGL


 이번 와글 캠프는 3박 4일이 눈 깜짝할 새 흘러가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에게 함께할 수 있는 동료라는 ‘방패’와 캠프를 하며 배운 지식과 액션플랜이라는 ‘칼’을 쥐어준 장이었다. 이제 그 칼과 방패를 활용해 청년들이 무모한 도전이 아닌 재기발랄한 ‘무한도전’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속에 와글 캠프가 기억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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