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를 위한 지침서
자기관리(自己管理). 문자 그대로 자기 자신을 통제하여 심신의 유지 및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기관리라는 것이 그 범주가 지나치게 넓다보니 사람들 마다 제각각으로 사용하곤 하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외모 관리’와 같은 의미로 가장 많이 활용되곤 한다. 재미있는 것은, 외모를 무조건 예쁘고 잘생기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옷이나 머리 등을 단정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며,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정도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태하게 보이지 않기 위한’ 관리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자기관리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처럼 보인다. 그 외에도 지적 수준이나 상식을 함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이미지메이킹을 하는 것 또한 자기관리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부족해 보이지 않기 위한’ 관리라는 점에서 역시 자기관리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현대적인 자기관리의 의미가 썩 나쁘지 않게 통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기관리라는 것의 좀 더 본질적인 요소를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넓은 범위 탓에, 자기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부족한 모습이 보일 때 마다 ‘자기관리를 못한다’라는 비난을 받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관리의 본질은 무엇일까? 자기관리의 대상이 자(自), 즉 나 자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자기관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이것들을 알아야만 그것을 관리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그저 타인에게 잘 보여지기 위한 자기관리를 한다면, 그것은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 타인의 평가로만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타인에게 평가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러한 자기관리도 좋겠지만, 진정으로 나 자신의 자아를 이루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확히는 나의 이상을 구성하는 본질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이상적인 내가 되기 위해서 내가 꾸준히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 그 꾸준함을 관리하는 것이 자기관리의 핵심이다. 나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보자. 나는 내가 앞으로도 평생 이루어나가야 할 자기관리를 총 3가지로 두었다. 3개가 넘어가면 꾸준히 행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 3가지는 각각 정신, 능력, 신체의 분야로 나뉘어져있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이렇게 3개로 구분해서 보는 것은 생각보다 유용하다. 성경에서는 ‘영,혼,육’으로 표현하고, 무술에서는 ‘심,기,체’ 한의학에서는 ‘정,기,신’으로 표현하는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리지만 나는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아서, 그것을 ‘정신, 능력, 신체’로 구분해보았다.
첫 번째 자기관리의 요소는 정신이다. 생각이나 마음을 포함한 모든 정신적인 요소를 지칭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나를 구성해온 것이며 동시에 앞으로 가꾸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나에게는 정신의 자기관리는 ‘독서’가 해당된다. 대다수의 사람이 비슷하겠지만, 특히나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대부분 독서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독서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자기관리 요소로 포함시키곤 하지만, 그것이 진정 나의 정신적 요소를 구성하는 핵심인지는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꼭 독서가 아니어도 된다. 누군가에게는 선행이 그 핵심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돕는 것에서 존재의의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선행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인간관계가 그 핵심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주변 사람의 경조사를 꼭 챙긴다거나, 간격을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도 자기관리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신념이 그 정신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환경운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정기적인 쓰레기줍기 활동이 자기관리의 핵심일 수도 있고, 신념에 따라서는 정기적인 봉사활동이나 빈민구호활동이 자기관리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혹은 마음의 안정을 위한 정기적인 명상 역시도 정신적 자기관리에 해당된다.
중요한 것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 활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이 정신적 자기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자기관리의 요소는 능력이다. 자신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을 연마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세 가지 자기관리 요소 중 그 범주가 가장 다양하며, 삶의 단계에 따라 바뀔 여지가 많은 요소이다. 나의 경우에는 ‘글쓰기’이다. 나의 이상을 이루어나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며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이기 때문에 글쓰기를 가장 중요한 능력적 자기관리 요소로 정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직업적 능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전문직일 수록 더 그러할 것이다. 의사는 의료 기술을, 격투기 선수는 격투 기술을, 인테리어 업자는 인테리어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는 것이 곧 능력적 자기관리가 될 것이다. 능력적 자기관리는 단지 기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꾸준한 법 공부가 능력적 자기관리가 될 것이다. 예술적 안목을 기르기 위한 정기적인 미술관 방문이나 영화 관람 또한 능력적 자기관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가꾸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의미한 성취가 있어야 하고, 능력적인 발전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취미활동을 위한 능력 연마는 두 번째 요소에 포함하지 않는다. 아무리 능력을 기르는 자기관리라 할지라도 그 목적이 자신의 이상이나 목표와 무관하게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첫 번째 요소인 정신적 자기관리에 해당한다. 취미로 하는 직장인 밴드나 요리, 댄스수업 등이 해당된다.
세 번째 자기관리 요소는 신체이다. 말 그대로 신체적인 요소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에 대한 자기관리까지 모두 포함된다. 세 가지 자기관리 요소 중 범위가 가장 좁아 다양하지 않으며, 대신 목표로 하는 바에 따라서 그 정도가 달라지는 요소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그 요소일 것이다. 나의 경우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체중감량의 목적도 약간 담아서 걷거나 뛰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정도가 목표이다.
본격적인 다이어트가 목표인 사람이라면 고강도 운동과 식단관리까지 자기관리에 포함될 것이며, 특정 지병으로 인해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식이요법 또한 자기관리의 일부일 것이다. 좀 더 넓게는 매력적인 이미지를 위해 패션스타일이나 몸매를 관리하는 것 까지도 신체적 자기관리의 일부가 될 것이다.
정신적 자기관리, 능력적 자기관리, 신체적 자기관리. 이렇게 3가지 요소로 구분하는 것은 삶의 균형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 세가지 요소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나의 삶을 지탱하는 것이며, 어느 하나에만 자기관리가 집중된다면 다른 요소들이 무너질 수 있다. 또한, 각 요소별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선별함으로써 자기관리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자기관리는 자신의 이상을 이루어내기 위한 것이지, 자기관리 자체에 몰두하는 바람에 목적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이다. 자신만의 자기관리 요소를 찾았다면,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자신만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루나 일주일, 혹은 한달 같은 시간단위를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이를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규칙이나, 지키지 못할 시의 패널티 등을 정하여 스스로와 약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오늘도 나의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책을 읽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했으며, 능력을 기르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나 또한 자주 나태해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를 지속하기 위한 나만의 장치를 마련하곤 한다.
당신은 자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