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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구르르 May 02. 2022

내게도 언니가 생겼다

K 장녀의 곁에 찾아온 언니들의 이야기

겨울밤처럼 어둡고 외롭던 20대가 지나고 앞자리가 3으로 바뀌었을  그들이 왔다책을 매개로 다가온 그들은 나보다 나이가 조금씩 많았는데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백 년도   사람의 것처럼 느껴졌다뙤약볕이 내리쬐는 6월에도 우리는 구태여 야외 철제의자에 앉았고 목에 스카프를 두른 채로 이야기를 나눴다내가 앓고 있는 관절 시림에 공감할  있어서 15년째 항암을 하고 있는  시기가 아깝지 않고 외려 반갑다는 말을 듣는 순간에 깨달았다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언니들은 정말 모르는 게 없었다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마음이 허한 날이면 집에서 불러내어 열무김치와 마른반찬과 알맞게 익은 물 복숭아를 챙겨주었고 날이 흐릴  생각나서 연락했어하고 몇 년 만에 문자가 오기도 했다쉬기로 했어요라는 말에 5월 달에 종합소득세 신고하는  알지하고 물어봐주었고 생년을 물어 국가 건강검진을 챙겨주었다.


옆에서화면 너머에서또는 마이크 뒤에서 말을 걸어준 언니들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마흔은  좋고 되면  좋다고 말해주는 언니들이 없었더라면 살아는 있더라도 지금의  모습과 달랐을 것이다오십까지 살아져 보니 일흔까지는 살아야겠다고 말하는 언니의 옆모습을 보면서 그제야 나는 할머니가  스스로의 모습을 그려 본다. 칠순이 되면  맑아지고 여든이 되면  여유로워질 미래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여전히 때때로 언니들의 어깨에 기대며 다짐하는 것이다나도 누군가의 언니가 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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