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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May 18. 2022

'함께'라는 즐거움

여자 셋과 사는 남자 이야기 - 9

 한 동안, 교회의 여러 가지 일과 행사들이 있어서 글을 쓰지 못했다. 뭐 딱히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글 쓰기도 부지런해야 쓰는 것이지,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글 쓰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고, 이제 여름의 문턱이 와 있어, 시간은 금방 가고, 한 살은 먹어 가는데, 나이가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어렸을 때, 어른들이 시간이 빠르다는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어른이 됐다는 건가? 아니면 그냥 나이를 먹었는가? 아직도 난 내가 어른이 아닌 것 같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어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을 지라도 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당연히 완전 어른이다. 주름도 생기고, 청년과 같은 열정과 기백도 사라진지 오래이다. 화요일마다 말씀을 전하러 가는 사업체에 대표님이 지난주에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예배 때 찬양은 사업체 직원이 하기로 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모르게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사실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전하면서 내가 인도하는 찬양에 대해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새부터 찬양은(내가 인도하는) 안 멋져~'라는 마음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는 찬양이나 교회 음악에 대해 큰 흥미도 없고 솔직히 재미도 없다.


이제 나에게 가장 재밌는 일은....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일" 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솔직히 대표님에게 이야기하니 사뭇 놀라는 표정이었다. 사실 나는 청년 시절부터 찬양 사역을 위주로 많이 활동하였다. 유명하진 않아도 그래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편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교회에서 여러 예배에서 주도적으로 찬양인도를 한다. 그 일이 참 복되고 귀중한 일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제는 나보다 더 나은 세대들이 이끌어 갔으면 하는 더 깊은 소망이 있다. 평생 좋아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변하니 마음도 변한다.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것이다.


 현재, 나에게 일 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사실 본래 혼자 타는 것을 즐겨했다. 방해받지 않고 신경 쓰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매우 귀하고 기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3월부터 아내와 함께 야외로 라이딩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아내의 옷도 골라주고, 추천도 해주고, 좋은 카페도 다니면서 행복을 느꼈다는 것이다.


 아마 미혼이거나 비혼 주의인 사람은 이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성친구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지만 부부라는 더욱 끈끈한 유대 관계 속에서 함께 즐기는 취미활동이란 사실 상상 이상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같이 살면 불편하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불편을 기꺼이 행복해할 줄 아는 마음일 것이다.


 내가 꼰대가 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쉬운 사랑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불편을 겪으면 매우 불행하다고 여기는  같다.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지,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 것이다. 과연 그것을 진정 '사랑'이라고 부를 만한 마음 가짐일까 싶다. 타인은 원래 불편한 존재이다.


하지만 진짜로 사랑한다면 불편함이 행복이 되는 것이다.


4월 벚꽃 필적에 아내와 자전거 타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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