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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참신했고, "연"은 조금 아쉬운

드라마 <악연> 리뷰

by 시청중독

※키노라이츠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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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

악연, 웹툰 원작에 영화사가 제작한 드라마

이번에 4월 4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드라마 <악연>을 시사회로 보고 왔다. 특이하게 1화부터 6화 결말까지 모두 보여준 전회차 관람 시사회로 아마도 공개일에 결말까지 모두 풀리는 형태의 작품인 것 같았다.


<악연>은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카카오 웹툰에서 볼 수 있으며, 37화로 꽤나 짧게 구성되어 있는 웹툰이다. 원작을 보진 않았지만 분량 상 드라마와 웹툰의 스토리나 분량이 거의 동일할 것으로 추측된다. 특이한 점이라면 제작사가 영화사월광이라는 것인데, 월광은 <범죄와의 전쟁>, <공작>, <수리남>을 연출한 것으로 유명한 윤종빈 감독님이 소속된 영화사이다.


이번 <악연>의 기획 및 제작에도 윤종빈 감독님이 참여하였으며, <악연>을 연출한 이일형 감독님 역시 윤종빈 감독님 작품에 각본이나 각색 등으로 참여하셨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봐선 윤종빈 사단의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요즘 전체적인 드라마들의 퀄리티가 영화 수준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영화사 월광에서 처음 제작했던 드라마인 <수리남>처럼 <악연> 역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퀄리티와 연출이 느껴지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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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스틸 컷 [출처: 넷플릭스]

화려한 라인업의 캐릭터들, 깔끔한 스토리

일단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는 화려한 라인업이다. 김성균, 이광수, 공승연, 신민아, 박해수, 이희준까지 주요 출연 배우 6명이 모두 주연급이며, 제작비가 큰 영화에서는 간혹 볼 수 있는 구성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조합이다.


하지만 역시 제작비 넉넉하기로 유명한 넷플릭스 작품이라 그런지 보기 드문 빵빵한 캐스팅을 만나게 되었다. 심지어 여기에 특별출연이지만 거의 조연급으로 등장하시는 조진웅, 김남길 배우님까지 포함하면... 참 부러운 감독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심지어 조연으로 나오는 분들까지 대부분 눈에 익은 연기파 배우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정말 캐스팅 자체는 연기력이 흘러넘치는 작품이다. 그리고 특히 캐릭터 하나하나가 굉장히 개성 있고 튀는 역할을 보여주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는 윤종빈 감독님을 비롯한 윤종빈 사단 스타일이라고 생각된다. 일례로 <범죄와의 전쟁>이나 <군도>, <수리남> 모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여 다양한 조합과 시너지를 만드는 형태이다.


그리고 <악연> 자체가 많은 인물이 다양하게 엃히고 꽤나 많은 복선과 반전 등이 드러나는 복잡한 스토리임에도 막상 드라마를 보면 꽤나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 것 역시 윤종빈 감독 사단 및 이일형 감독님의 스타일로 보였다. 물론 약간의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서 후술 할 아쉬운 점에도 포함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는 스토리가 취향이라면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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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스틸 컷 [출처: 넷플릭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어야만 하는 스토리와 장면들

<악연>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고 그런 작품들 중에서도 꽤나 자극적이고 어두운 작품이다.

이 부분이 조금은 진입장벽이 될 것 같은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악연>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대체로 악랄하고 잔혹하고 무자비한 캐릭터들과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잔인한 장면들도 물론 있지만 잔혹성이 엄청 심하기보단 약간 불쾌한 장면들이나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오는 게 있어서 범죄, 살인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보기 어려울 드라마이다.


하지만 해당 장르에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꽤나 즐겁게 흥미진진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잘 보는 쪽에 속하는 데 그래서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되는 듯한 결말이 아쉬운 쪽이었다. 더 엉망진창으로 악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드는 내용이었다면 조금 더 인상을 찌푸리며 봤겠지만 조금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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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스틸 컷 [출처: 넷플릭스]

전형적인 개성, 전형적인 반전이 주는 2%씩의 아쉬움

작품을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재밌는데, 조금 더 재밌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었다. 물론 여기서부터는 취향의 영역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모두 2%씩 아쉬웠다.


첫 번째는 캐릭터들인데, 모든 출연 배우들이 각자 잘 맞는 옷을 입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고 할 텐데 너무 유명한 배우들이고 너무 많은 작품에서 봤는데 다들 너무 잘 맞는 옷을 입다 보니 익숙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물론 뛰어난 배우분들이라 연기로 커버해서 전형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해당 캐릭터가 점점 읽히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사실상 배우 얼굴만 봐도 캐릭터의 분위기가 예상되고 그 분위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전체적인 스토리나 해당 배우의 역할이 모두 예상이 되다 보니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들이나 세세한 스토리들이 일반적이지 않음에도 뻔하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지루하지 않았던 건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특히 이광수 배우님은 이번에 좀 폼이 미친 거 같다. 예능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연기를 잘하신 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는데, 가장 흥미진진했던 에피소드는 모두 이광수 배우님이 중심으로 진행되는 부분이었고 예능 이미지 때문에 가장 몰입이 덜 것 같았는데 오히려 가장 시선을 끌고 몰입시키는 힘이 강해서 놀랐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공무원으로 불리시는 박해수 배우님은 괜히 공무원이 아니시구나 싶었다. 꽤나 다채로운 느낌으로 등장하시는 데 등장하실 때마다 상대역과 티키타카가 가장 잘 맞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광수, 박해수 두 배우분의 티키타카가 굉장히 재밌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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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스틸 컷 [출처: 넷플릭스]

악은 확실하지만 연은 살짝 모호한, 그래도 취향이 맞는다면 추천

<악연>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드라마 전체에 등장하는 "악"이다. 나쁜 인연, 좋지 않은 인연들이 더럽게 추악하게 잔혹하게 악랄하게 엮이는 내용은 굉장히 재밌었다. "악"은 굉장히 잘 표현되었고 이 부분만큼은 수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연"의 일부는 모호했고, 과거는 불쾌했고, 끝은 조금 심심했다. "연"에 대한 내용은 작품에 큰 스포일러를 차지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적진 않겠다.


작품 자체는 연기와 퀄리티 모두 보장된 작품이고, 캐릭터도 꽤 흥미롭다. 다만 다양한 범죄와 폭행, 성범죄 등의 묘사가 나오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관람을 추천하지 않고, 해당 장르를 좋아하고 다크 한 작품들을 즐겨보는 분이라면 한번 시간 내서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편당 45분 정도 되는 것 같아서 총 6편이기 때문에 드라마치곤 생각보다 금방 끝까지 달릴 수 있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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