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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계채널 이은경 Nov 14. 2023

스페셜 빈티지 워치 컬렉션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19세기와 20세기 워치메이킹의 정점을 보여주는 빈티지 시계의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시계 업계의 분위기에 힘입어 바쉐론 콘스탄틴과 제니스, 예거 르쿨르트 같은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들이 자사의 빈티지 시계들을 직접 복원해서 별도의 컬렉션으로 선보이고 있다.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빈티지 시계를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브랜드와 컬렉션을 소개한다.

예거 르쿨트르 더 컬렉터블

예거 르쿨트르 더 컬렉터블 컬렉션 (사진 제공: 예거 르쿨트르)

올해로 탄생 190주년을 맞이한 예거 르쿨트르는 2023년의 시작과 함께 더 컬렉터블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진귀하면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메종의 빈티지 피스로 구성된 더 컬렉터블 컬렉션은 메종의 역사 전문가들의 심층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선정된다. 매뉴팩처의 복원 워크숍에 소속된 워치메이커들은 선정된 타임피스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후 매뉴팩처의 아카이브에 기록된 오리지널 스케치와 기록 등을 기반으로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예거 르쿨트르의 워치 메이킹 과정. (사진 제공: 예거 르쿨트르)

예거 르쿨트르는 시계의 모든 부품을 자체 제작하는 통합형 매뉴팩처를 운영하고 있어 복원하는 제품의 부품을 교체해야 할 경우 매뉴팩처에 남아 있는 오리지널 부품을 사용하거나 6000개에 달하는 형틀과 각인 기록을 활용해 필요한 부품을 원형 그대로 재현해낸다. 또한 기계적인 복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케이스와 다이얼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세심한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메종의 헤리티지 팀은 지나친 복원 작업으로 인해 시계 본연의 유서 깊은 특성이 손상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본래의 형태가 최대한 보존된 시계를 매입하는 일을 우선 순위에 둔다.

(좌) 예거 르쿨트르 메모복스 폴라리스(1968년), (중) 예거 르쿨트르 메모복스 오토매틱(1968년), (우) 예거 르쿨트르 메모복스 딥 씨(1961년)

예거 르쿨트르가 더 컬렉터블 컬렉션의 론칭을 기념해 가장 먼저 선보인 모델은 ‘지오피직’, ‘메모복스 파킹’, ‘마스터 마리너 딥 씨’ 및 ‘샤크 딥 씨’ 등이다. 모든 컬렉터블 타임피스에는 예거 르쿨트르 아카이브의 발췌본, 새로운 시계 스트랩과 『더 컬렉터블 커피 테이블 북』이 포함된다. 그리고 해당 타임피스의 오리지널 워치 박스와 보증서, 오리지널 스트랩이나 브레이슬릿 등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예거 르쿨트르 『더 컬렉터블 커피 테이블 북』 (사진 제공: 예거 르쿨트르)

더 컬렉터블 컬렉션의 타임피스를 구매할 때 함께 제공되는 『더 컬렉터블 커피 테이블 북』은 1925년부터 1974년에 이르는 20세기 워치메이킹의 황금기에 예거 르쿨트르가 생산했던 주요 모델 17점을 조망한 책이다. 이 책은 메종의 전문가들이 모여 20세기에 출시된 주요 모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책 한 권으로 집약해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어서 온라인과 다양한 인쇄물을 통해서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던 시계애호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구매 가능한 더 컬렉터블 컬렉션 제품들은 예거 르쿨트르의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새로운 빈티지 시계들도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더불어 예거 르쿨트르의 더 컬렉터블 컬렉션의 제품 가운데 일부는 캡슐 컬렉션 형태로 제작되어 전 세계를 순차적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바쉐론 콘스탄틴 레 컬렉셔너

바쉐론 콘스탄틴의 아카이브에 남아 있는 역사적 문서와 빈티지 포켓 워치. (사진 제공: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빈티지 시계 컬렉션 레 컬렉셔너는 안전하게 잘 복원한 자사의 빈티지 시계들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새로운 테마를 선정해 각 나라를 순회한다.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국내 주요 바쉐론 콘스탄틴 부티크에서 한정된 기간 동안 만나볼 수 있다. 예거 르쿨트르와 동일하게 메종의 아카이브를 관리하는 헤리티지 부서와 복원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어 빈티지 시계의 선정부터 복원에 이르는 모든 작업을 인하우스로 진행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워치 메이킹 과정. (사진 제공: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컬렉셔너에서 시계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메종에서 발행한 정품 인증서와 2년의 품질 보증서 그리고 레 컬렉셔너 전용 케이스가 함께 제공된다. 더불어 바쉐론 콘스탄틴이 2019년부터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서를 통해 레 컬렉셔너에서 구매한 시계를 관리할 수 있으며, 메종의 시계를 소유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더 아워 클럽(The Hour Clu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더 아워 클럽(The Hour Club) 서비스. (사진 제공: 바쉐론 콘스탄틴)

더 아워 클럽은 소유한 시계가 정품임을 인증하는 동시에 메종의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혜택 등을 모두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컬렉셔너에서 시계를 구매하는 일은 단순히 시계를 소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메종의 풍부한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타임피스의 역사와 유산의 중요한 일부를 소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니스 아이콘

제니스 아이콘 컬렉션의 박스 패키징. (사진 제공: 제니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를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제니스 또한 2020년부터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빛낸 브랜드의 상징적인 레퍼런스를 복원해 판매하는 제니스 아이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니스 아이콘 시계는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만을 선정해 스위스 르로클에 위치한 브랜드 매뉴팩처에서 모두 복원하며, 브랜드의 공식 부티크에서만 독점으로 판매한다.

제니스의 아카이브.(사진 제공: 제니스)

제니스 아이콘 시계는 먼저 유서 깊은 타임피스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잘 보존된 제품을 추적해 엄선하는 일로 시작된다. 최상의 상태를 갖춘 시계를 찾으면 매뉴팩처는 시계의 기원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헤리티지 부서와 협력하며 모든 부품이 정품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잘 보존된 아카이브 덕분에 제니스가 지금까지 제작한 모든 시계의 아주 작은 부품까지도 식별하고 인증할 수 있다. 헤리티지 부서가 선정한 시계를 승인한 이후에는 시계를 구매하며, 이후 또다시 추가 검사와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제니스 A384 (사진 제공: 제니스)

제니스 A385 (사진 제공: 제니스)

복원 단계에서는 원래의 상태를 보존하고 그 유산을 존중하며 오리지널 부품과 소재를 가능한 선에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능의 수명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특정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뉴팩처에 저장된 역사적 부품을 찾아 장착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시계의 남은 수명을 추적할 수 있도록 인증서를 발행하고, 이를 별도로 인쇄해 매뉴팩처 헤리티지 부서의 아카이브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한다. 제니스 아이콘 시계는 3년의 품질 보증을 제공하는데, 이 보증은 무브먼트와 제조 결함, 부품의 일반적인 마모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