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는 만큼 자동차의 속도를 측정하는 시계 제조 기술도 함께 발전했다. 때문에 자동차와 시계 산업은 오랜 기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왔고, 전설적인 타임피스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정밀도와 정확성 면에서 함께했을 때 가장 높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시계와 자동차의 세계에 관해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시계와 자동차는 마치 하나의 세트와도 같다. 두 분야 모두 최상의 퍼포먼스를 위해 엔진을 개발하고, 미학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기법, 디자인 등을 연구해 선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시계 제조 산업이 자동차 산업으로부터 무한한 영향력을 받아 모터스포츠 대회와 자동차 모델, 레이싱 팀 등에서 영감을 얻은 타임피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시계에 대한 관심은 자동차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하고, 그 반대로 자동차에서 시작한 단순한 호기심이 시계의 세계로까지 확장되는 일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럭셔리 카와 하이엔드 시계를 수집하는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하이엔드 자동차 브랜드의 VIP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한 비스포크 타임피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바로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매뉴팩처인 롤스로이스와 협업한 오데마 피게와 바쉐론 콘스탄틴의 이야기다.
지난 8월 롤스로이스는 시계 브랜드와 협업해 4종의 유니크한 드롭테일 에디션을 선보였다. 롤스로이스 최초의 2인승 및 2도어 로드스터 모델인 드롭테일은 고객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차량을 만들어가는 최상위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코치 빌드를 통해 출시된다. 롤스로이스는 럭셔리 자동차와 하이엔드 시계를 수집하는 고객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드롭테일의 첫 번째 에디션을 오데마 피게와 협업했고, 두 번째 에디션은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했다. 두 브랜드는 롤스로이스가 제공한 엄격한 공학적 기준과 고객이 요청한 맞춤형 디자인을 충족하는 유니크 피스를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
20세기 초부터 사람들이 자동차의 스피드를 스포츠의 한 분야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그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제작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당시의 자동차 경주 대회는 각 브랜드가 제작한 시계의 성능을 시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롤렉스는 1930년 포뮬러 1을 시작으로 르망 24와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등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를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이 같은 협력 사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오늘날에는 여러 서킷 위에서 쇼파드와 리차드 밀, 로저 드뷔 등의 시계 브랜드 로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퍼포먼스가 뛰어난 스포츠카의 황금기였던 1960년대에는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 카 브랜드가 혜성처럼 등장했고, 오늘날까지도 전설로 불리는 스포츠카들의 출시가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슈퍼 카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전설적인 타임피스들도 함께 등장했는데, 롤렉스의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와 태그호이어의 ‘까레라’가 대표적이다.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영감을 받은 데이토나와 까레라는 탁월한 성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 6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모터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 중 하나로 그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시계와 자동차의 공통점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사실은 바로 시계와 자동차 산업이 유독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아우르기에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낸다는 점이다. 2023년에도 활발한 협력 사업을 펼쳐 보이고 있는 시계와 자동차 브랜드가 함께 제작한 특별 에디션을 살펴보았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람보르기니는 지난 7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 카 ‘레부엘토’를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7년부터 람보르기니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로저 드뷔는 지난 9월 상하이에서 열린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레부엘토를 모티프로 한 88점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로저 드뷔는 이 타임피스에 직경 45mm의 카본 소재 케이스와 블랙 세라믹 인서트를 적용한 베젤 등 슈퍼 카의 브레이크를 구성하는 주재료들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오픈워크 처리한 다이얼에서는 로저 드뷔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인하우스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칼리버 RD780이 구동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3시 방향에는 특허를 출원 중인 120도 로테이팅 미닛 카운터(RMC)를 배치하고, 다이얼 중앙에 배치하던 브랜드의 시그니처 별 모양 브리지는 레부엘토의 헤드라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Y’ 형태로 제작했다. 이외에도 다이얼과 베젤, 스트랩, 크라운 등에 레부엘토의 시그니처 컬러인 그린과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더해 마치 손목 위에 람보르기니의 레부엘토를 얹은 듯한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해냈다.
오직 기능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발된 IWC의 빅 파일럿 워치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G-클래스는 탁월한 성능을 인정받으며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메르세데스-AMG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IWC는 최근 들어 초기 G-클래스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빅 파일럿 워치를 선보였다. 아머 골드 또는 IWC 컬렉션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CMC(세라믹 매트릭 복합재)를 적용한 2가지 버전으로 출시했는데, 블랙과 골드 컬러를 조합한 아머 골드 모델은 최근 벤츠가 선보인 ‘G 63 “그랜드 에디션”’의 외관 페인트와 내부 마감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한 CMC 케이스 버전은 독일 항공 우주 센터(DLR)와의 협력 아래 탄생했다. 이 소재는 기존의 탄소섬유 강화 폴리머와 달리 복합재료의 섬유에 세라믹 매트릭스가 내장되어 있어 경도와 온도 저항 등의 측면에서 높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항공과 자동차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블랙 컬러의 다이얼에는 메르세데스-AMG 퍼포먼스 카의 공기 흡입구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을 새겼고, 3시 방향의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와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 인디케이터의 테두리에는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전면에서 바라본 G-클래스의 헤드라이트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브랜드 설립 230주년을 맞이했던 지난 2021년에 제라드-페리고는 영국의 자동차 매뉴팩처 애스턴 마틴을 새로운 파트너로 소개했다. 당시 61년 만에 새로운 레이싱 카를 선보이며 서킷 위로 복귀한 애스턴 마틴은 새롭게 제작한 레이싱 카와 팀 유니폼에 제라드-페리고의 로고를 새겼고, 제라드-페리고는 애스턴 마틴과 협업한 특별한 타임피스를 공개했다. 2023년에는 두 브랜드가 협업한 4번째 컬래버레이션 타임피스를 선보였는데, 직경 38mm와 42mm의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된 이 시계는 제라드-페리고 최초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등을 모두 그린 세라믹으로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컬러 팔레트로는 애스턴 마틴의 고유한 딥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컬러를 적용했으며, 보다 현대적인 실루엣을 완성하기 위해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에는 새틴 피니싱과 미러 폴리싱 처리를 조합했다. 다이얼에는 1921년부터 1926년까지 사용된 애스턴 마틴의 초기 로고와 일부 고성능 차량의 퀼팅 시트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아몬드형 크로스 해칭 패턴을 새겼고, 핸즈는 하프 오픈워크 처리했다. 직경 38mm 모델은 188점, 직경 42mm 모델은 388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다.
지난 2021년 브라이틀링은 미국의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3가지 아이콘에서 영감을 받은 탑 타임 클래식 카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1960년대에 출시한 초기 탑 타임 워치와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쉐보레 콜벳, 포드 머스탱, 쉘비 코브라 등의 모델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미학을 결합한 이 시계는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3년에는 한층 진화된 디자인과 브랜드의 상징적인 오토매틱 칼리버 B01 등을 적용한 차세대 모델을 공개했는데, 올해 탑 타임 클래식 카 컬렉션에는 완전히 새로운 포드 썬더버드 모델이 추가되었다.
케이스는 직경 41mm 사이즈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하고, 방수 성능은 최대 수심 100m까지 향상시켰다. 다이얼에는 각 자동차를 상징하는 컬러와 엠블럼을 적용하고, 서브 카운터는 둥근 모서리를 지닌 사각형의 스쿼클(Squircle)로 완성해 빈티지 자동차의 대시보드 게이지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올해 처음으로 소개된 포드 썬더버드 모델에는 심플한 화이트 컬러 다이얼에 청록색 썬더버드 로고를 새기고, 크로노그래프 핸드와 스트랩 등에는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모터스포츠를 향한 공통된 열정을 공유하는 태그호이어와 포르쉐는 2021년부터 탁월한 성능과 정밀한 기술력을 기념하는 독창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 9월 태그호이어와 포르쉐는 올해로 각각 출시 60주년을 맞이한 까레라와 911 컬렉션을 기념하는 특별한 에디션을 선보였다. 직경 42mm 사이즈로 선보이는 이 시계는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로즈 골드의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다이얼에는 화이트 또는 베이지 컬러를 매치했으며, 플랜지에는 9.1초 만에 100km/h 가속을 최초로 달성한 포르쉐 911 모델의 기록을 레드 컬러로 새겼다. 다이얼의 6시 방향에는 도시 지역 내 권장 속도를 나타내기 위해 50km 주변을 별도로 표시했던 일부 1970년대 포르쉐 대시보드를 재현해놓았으며, 9시 방향에는 속도 초과시 스포츠 카의 임계 엔진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레드 컬러로 강조했다.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은 무브먼트는 새롭게 개발한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TH20-08을 탑재했는데,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면 중앙 핸드가 빠르게 가속한 다음 60초에 걸쳐 점차 감속하도록 설계해 마치 포르쉐 911의 대시보드를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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