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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Jul 14. 2023

의지, 기대, 고되

서주에 의지. raw file. 풀버전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라는 얘기를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원인은 찾아내는 거고 이게 아닐까라고 규정해보는 것이지..그게 절대화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여기 글을 쓰려고 하는 자신이 작가라고 간주하는 한 인간이 있다.

이 인간은 글이 매일 쓴다고 해서 뛰어난 창작물로 도출되지 않는 다는 자가당착에 빠졌고, 이내 곧 주주전도가 되어 술에 빠졌다. 


남들이 먹지 않는 새벽4시, 아침8시, 오후1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장소는 한정적이었음) 마셔댔다.

주종 할 것 없이..소주 맥주 막걸리 막걸리 맥주 소주 가끔 와인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힘들면 무언가에 , 누군가에 의지하고 의존하고 싶다. 가장 접근용이 한 수단이 술이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힘들다며 마시는 것도 술이지만, 이것도 매번 카드돌려막기 마냥 만남 돌려막기를 할 수는 없다. 나는 힘들고 한가할지 몰라도, 불특정 다수의 상대방은 꼭 내 상황에 들어맞지는 않는다.


이러다보면 굳이 누군가를 만나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요즘처럼 통화를 자주 안하는 세상에서는 전화하는게 이제는 고민이 되며, 카톡을 하는 것 조차 수고스러운 일이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혼자 마시게 된다. 뭐를? 술을....


그렇게 작업실에는 술병이 쌓여만 가고, 스트레스는 쌓이는 술병만큼 더 쌓이게 되고, 그냥 폐인이 길로 접어든다. 아니 접어들었다. 그리고는 술을 마신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는 다는 너무 당연한 결과를 깨닫고는 술을 안마시기로 해봤다. 물론 힘들다.


오늘까지 잘 지내던 여자친구와 당장 내일부터 연락을 아예 끊는다고 생각해봐라. 더더군다나 이 여자친구는 모든게 뛰어나다. 심지어 어리다. 그럼 사람이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끊었다. 달이 바뀌는 첫 날에...


가장 변화되고 있는 것은 , 피부다. 계절의 탓도 있겠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건조하다.

두번째로는 컨디션이다. 술은 마시면 졸리다. 그리고 졸려서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다.그런데도 마셨다. 자기위로를 한다는 미명아래.. 하지만 안마시니까 그전보다는 확실히 개운한감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 적어도 그전보다는....


의지에 관하여 라고 썼는데 술에 관한 단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술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의지하기 가장 쉬운 수단이 술이었기 때문이다.

무도에서 정준하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술은 한 잔이 두 잔을 부르고, 그 잔이 또 다른 잔을 부른다’


보통 흔히 술 마시자고 할 때, 오늘 술 한 잔 하자고 하지.. 오늘 소주 2병에 맥주 2병 마실래? 아니면 오늘 소주 5잔에 맥주 3잔 마실까? 라고는 하지 않는다.


굳이 의미부여를 하자면 술은 또 다른 술을 부르고, 가볍게 마시는 일은 쉽지가 않다. 술은 배가 부른 것도 아니요 그저 취해갈 뿐이니까...


삶이 힘들어지는 시간이 시기가 있다. 그럼 1차원적인 사고에 의거하여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해서, 몸부림 발버둥을 쳐보다가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의존하게 되어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 상황을 이겨내기보다는 피하기 위하기 위해 또 다른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의존한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나 역시도 전형적인 악순환의 시작인 술에 그랬던 것 같다. 

술을 마셔서 아이디어가 샘솟고 글이 잘써지고 사진이 잘찍히면 지금 당장이라도 술을 마셔야지 꾸준히 매일 쭉쭉쭉~


하지만 술은 다음날 아침 숙취만을 내게 안겨주고 거칠고 건조한 피부만을 내게 안겨주었다.

아마 술을 계속 마셨다면, 영원히 책은 쓰지도 못하고 신세한탄만을 안주 삼아 고주망태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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