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고착된 선택
소상공인이 늘어난다고 해서 시장이 건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지금의 자영업 증가는 시장의 활력보다는 고용 구조의 한계를 반영하는 결과에 가깝다.
통계청과 OECD 자료를 종합해 보면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특히 상시근로자 없는 자영업과 생계형 자영업의 비중이 구조적으로 크다. 이는 자영업이 성장 경로라기보다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이후 선택되는 형태로 고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렇게 유입된 자영업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업체 수는 늘어나지만 소비 규모는 그만큼 확대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장 안에서 더 많은 가게가 더 적은 몫을 나눠 갖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것이 자영업 과잉의 본질이다.
결과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창업 → 과잉 경쟁 → 비용 상승 →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겉으로는 소상공인 생태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처럼 보이나 내실은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2026년에는 단순한 매출 확대보다 AI를 활용한 비용 구조 효율화 및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가게가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 위에 너무 많은 생계가 동시에 얹혀 있는 상태다. 이 구조에서는 개별 소상공인의 노력이나 역량만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
고정비는 쉽게 줄지 않고, 임대료·금융비용·플랫폼 수수료는 비용 구조를 더욱 경직시킨다.
반면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지고, 가격 전가 여력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때 많은 소상공인은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시장 흐름은 정반대를 보여준다.
지금의 선택이 내년의 비용 구조와 생존 가능성을 미리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장에서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경기 탓이나 경쟁 심화라는 말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대신 왜 자영업이 계속 늘어나는지? 그 증가가 왜 곧바로 어려움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오늘의 선택이 왜 중요한지? 를 구조와 데이터의 관점에서 짚어본다.
1장은 해법을 제시하는 장이 아니다. 지금 이 시장이 왜 소상공인에게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드는 지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성실한 노력도 방향 없는 버티기로 소모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
Wj 정 원 석
이 글은 『미래 소상공인은 사장이 아니다』를 집필하며 생각을 정리한 연재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