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작곡가는 두 명이다

예술가의 작품집

by 레몬푸딩

클래식 음악의 대표곡 〈마왕(Erlkönig)〉.
이 곡의 작곡가는 누구일까?


대부분은 오스트리아의 천재 작곡가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라고 알고 있다. 물론 정답이다.
하지만 이 유명한 곡에는, 이름이 비슷한 또 다른 ‘슈베르트’ 가족이 얽힌 꽤 웃지 못할 해프닝이 하나 남아 있다.


당시 슈베르트는 〈마왕〉의 악보를 출판사에 보냈지만,
출판사의 반응은 냉담했다.
“너무 이상한 곡이라 출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악보는 그대로 반송된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악보를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출판사 직원이 착각을 일으켜,
그 악보를 프란츠 안톤 슈베르트—
드레스덴 출신의 전혀 다른 작곡가에게 보내버린 것이다


난데없이 처음 보는 악보를 받아 든 안톤 슈베르트는
“이 곡이 왜 나한테 온 거지?”라며 당황했고,
결국 출판사의 실수가 밝혀지면서 오해는 풀렸다.
기록에 따르면 두 슈베르트는 직접 만나 이 황당한 사건을 정리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안톤 슈베르트의 아들,
프란츠 안톤 슈베르트 2세(1808–1878) 역시
〈마왕〉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곤란을 겪게 된다.


그가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사람들은 그를 볼 때마다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혹시 〈마왕〉을 작곡한 그 슈베르트인가요?”


계속되는 오해에 지친 그는 결국 결단을 내린다.
이름 자체를 바꿔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프랑스식 이름인
프랑수아 슈베르로 활동하게 된다.


한 곡의 악보에서 시작된 착각.
그 결과 세 명의 ‘슈베르트’가
단 하나의 작품 〈마왕〉으로 묶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