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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딧피 Jun 30. 2016

일상, 그냥 생각.

후덥지근 한 여름 밤, 문득 든 생각.


오후 11시 쯤은 참 애매한 시간이다.


자기에는 살짝 이른 것 같고, 그렇다고 더 지내자니 늦을 것만 같은.

지금은 43분. 조금 있으면 12시가 된다. 20여분 뒤면 오늘이 떠난다.

하루종일 이것저것 생각이 많았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까지.


나한테 묻다가 내가 대답한다. 여지없는 반복.

그러다 제 풀에 지쳐 털썩 주저앉고 멍하니 TV를 바라본다.


좋아하는 프로가 나온다. 참 맛있겠다..

한번 가보고 싶다.. 그렇게 다시 멍하니 이것저것 생각한다.


핸드폰 안의 사회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참 많다.

나도 그들 중의 하나인데,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든다.


엄지를 의미없이 꼼지락 거리다,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폰을 닫는다.

그러다 애인 사진 한번 보고 헤헤, 하고는 웃는다.


집에 오기 전, 근처 치킨집에서 치킨 한마리를 사고는 허겁대며 먹었다.

배가 고프긴 했나보다. 그녀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전화를 했다.

별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행복하다.

그녀의 웃음소리, 숨소리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


그러다 지금이 왔다.

후덥지근한 여름 밤에 모니터 앞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내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다.


안녕, 오늘. 수고 많았다. 보고 싶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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