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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connect Dec 19. 2019

아이를 키우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일하고 싶어요.

#MD전문가로 성장하길 꿈꾸는 #소셜벤처에서 일하는 워킹맘


아이를 키우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일하고 싶어요.




박차욱 (이지앤모어 상품 MD)

박차욱은 월경용품 셀렉트샵 이지앤모어의 상품 MD다.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와 리서치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임신 후 일을 중단했고, 아이가 세 살 반이 됐을 때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이어갔다. 위커넥트를 만나 이지앤모어에 입사하며 커리어를 전환한 그는, 여성의 월경과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이지앤모어의 상품 MD로서 어떤 일들을 하시나요?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지앤모어는 여성의 월경용품을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상품의 분야가 월경패드, 월경컵, 탐폰, 청결제 등에 한정돼 있는 편이죠. 사실 상품 MD로 일하는 건 처음이에요. 여성용품 쪽에도 딱히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닌데 회사에 들어오고 나니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중요성이나 필요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요. 월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됐어요.



커리어를 전환한 경우네요.


제일 처음에는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에서 일했어요. 바이럴 마케팅이나 키워드 광고 마케팅을 1년 8개월 정도 하다가, 몇 달 쉬고 리서치 회사에서 3년 정도 일했죠. 그러다가 결혼하고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어요. 아이가 세 살 반 정도 됐을 때 예전 회사에서 도움을 요청하시길래 파트타임으로 6개월 정도 일했고요. 계약 기간이 다 돼서 할 수 있는 일을 다방면으로 찾다가 어느 날은 홈쇼핑 회사의 인터넷 서비스 팀에 면접을 보기도 했어요. 제가 했던 일이라 다른 면접자들보다 아는 게 많았는데도 떨어지더라고요. 아닐 수도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나이 많은 기혼 여성이라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아무리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한계가 있구나, 저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를 직원으로 뽑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싶었죠.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일을 계속 찾으려고 했던 이유는 뭘까요?


성향상 일하는 것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긴 해요. 연봉을 비롯한 근로조건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결혼을 했지만 제가 직접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어요. 다시 일을 찾으면서 두렵긴 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경력이 단절되는 상황에 놓일 거라고 생각을 못했거든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일을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위커넥트에서 이지앤모어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특히 대표님의 말씀이 굉장히 와 닿았죠.



어떤 이야기였나요?


좋은 경력을 갖고 있는데 아기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안타깝다는 이야기였어요. 처음에는 저조차도 ‘왜 회사에서 굳이 경력 보유 여성을 뽑으려고 하지? 장점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기 때문에 근무 시간도 유연하게 써야 하고, 업무에서 빠져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저는 대표님보다 나이도 많았고요. 그렇지만 일단 대표님의 말이 좋았고, 상품 MD를 해본 적은 없지만 마케팅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는 제가 그동안 했던 일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거니까 재밌겠다 싶었어요. 나한테도 맞을 것 같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도전했죠.



예전과 다른 업무에 적응하긴 어렵지 않았나요?


처음에는 상품 MD가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고 일을 했어요. 작은 조직이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업무를 해야되거든요. 자료를 찾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들에 시간이 꽤 걸리는데, 근무시간이 길지 않다보니 그 외에 해야 하는 업무들을 하다보면 제가 원래 해야하는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결국 ‘이 분야에서 좀 더 전문가가 되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다. 다른 분들과 역할을 조금 나누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업무를 조정했어요. 빨리 처리해야 하지만 제가 다 할 수 없는 일들도 팀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돌이켜보면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상품 MD로 일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어떨 때 본인의 역량이 돋보인다고 생각하세요?


이지앤모어에 와서 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협찬이나 입점을 제안해야 하는 일들이 있거든요. 한 마디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업무들인데, 예전에는 잘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얻어내는 기쁨을 알게 됐어요. 동료들이 워낙 서포트를 잘 해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죠. 그리고 제가 마케팅 대행사에 있어 봤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 원하는 것들을 잘 알아요. 뭔가를 제안할 때 받는 쪽에서 윗선에 보고하기 좋은 방식으로 제안서를 잘 포장하죠. 굳이 하나를 더 꼽는다면, 다양한 업무를 정해진 시간 안에 잘 쳐낸다는 것도 나름대로 강점이겠네요.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 걸까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당 20시간씩 일하고 있는데, 회사에 있을 때 집중해서 업무를 끝내려고 해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저 혼자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게 다른 분들께 죄송하더라고요. 다른 구성원들이 워낙 잘 이해해주셨기 때문에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저 혼자 괜히 ‘일을 더 하고 가야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까 육아도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아이한테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상품 MD로서 목표도 있나요?


상품 기획에 관한 일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여성용품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 달, 즉 매일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갔을 때 건강한 월경라이프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월경용품인 생리대와 탐폰, 월경컵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건강한 삶 전반에 관련된 상품들을 발굴하고 개발해보고 싶어요.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짧게는 MD로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역량을 쌓고 싶어요. 좀 더 길게는 ‘이지앤모어를 어떻게 알릴까? 우리 상품을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다 보니 브랜딩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아직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공부하고 싶어요. 이지앤모어에서는 제가 ‘이런 일들을 맡아서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해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제 일을 확장해나가면서 회사에도 기여하고, 그렇게 성장하는 회사 안에서 제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커리어를 전환한 워킹맘으로서, 다른 여성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을까요?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아직도 고민이 많아요. 정년까지 일하는 여성이 되고 싶은데, 몇몇 직업군을 제외하고 일반 회사에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이후 정년까지 일하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저는 둘째 아이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라, 이후에 이지앤모어에서 어떻게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대표님께 이런 고민에 관해 이야기했더니 계획한대로 하라고, 구성원의 변화에 따라 조직도 경험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마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겠죠. 



사회 전반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위커넥트도 있고, 경력보유여성을 뽑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에 저 같은 여성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예전보다는 다양해진 게 맞아요.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제 경우에도 남편이 육아를 함께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은 혼자 싸운다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어요. 정부 차원에서의 시스템 구축이나 다른 일반 기업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요?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거나 전환하고 싶은 다른 여성들에게 전할 이야기도 있을까요?


‘내가 회사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라고 걱정하면서 움츠러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도전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어쨌든 뭔가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반은 성공하셨다고 봐요. 조만간 어디서든 만나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황효진

황효진은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헤이메이트’의 콘텐츠 코디네이터다. 웹매거진 <텐아시아>와 <아이즈>에서 기자로 일했고, 에세이집 <아무튼, 잡지>를 썼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여덟 명의 인터뷰집 <일하는 여자들>, 두 여성 프리랜서의 생존 실험 에세이 <둘이 같이 프리랜서>를 기획/공동집필 했다. 셀럽 맷, 윤이나 작가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 <시스터후드>를 진행 중이다.



* 더 많은 위커넥트 파트너스 인터뷰는 위커넥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econnect.kr/posts?category=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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