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17
벌써 8월 20일이다. 지난 3일을 제외하면 총 20일 중 17일 동안 꼬박 글을 써왔다. 글쓰기 7일 차까지는 하루하루 글을 쓰는 게 약간의 임무같이 느껴졌는데 그 기간이 넘어가니 어느덧 점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잠깐 내 브런치를 다녀왔는데 모바일로 보니 스크롤이 꽤 내려간다. 나의 또 다른 자산이 나도 모르게 쌓여가고 있었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글쓰기 초반 때는 23시 59분 제출 시간의 압박을 느껴가며 다급히 제출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언제부턴가 제출시간에 연연하지 않기 시작했다. 매일 써야 된다는 것과 제출시간은 변함이 없지만 그런 조건들에 스스로 얽매이지 않기 시작하니 오히려 글쓰기가 편해졌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몸에 배이기 시작하니 글쓰기가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처음 시작할 땐 글로 풀어내고 싶은 나만의 콘텐츠나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노트북 앞에 앉으니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날은 저녁이 다돼가도록 글감 주제를 정하지 못해서(이미 이때의 난 글쓰기 주제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예전에 써뒀던 글들을 쭉 보다가 맘에 든 내용을 좀 더 다듬어서 발행한 적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토록 스트레스받을 일이 있을까 싶었다. 어차피 한 달 동안은 열심히 써보기로 한 거, 그래서 글쓰기에 약간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생각나는 것들을 쓰거나, 일하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을 썼다. 혹은 한 달에서 매일 제공하는 주제가 그날따라 눈에 들어올 때 또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더 이상 나는 글쓰기 주제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또 글쓰기를 통해 꾸준함은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남은 11일 동안은 지금껏 해온 것처럼 꾸준함을 잘 유지하면서 더 재미있게, 더 다양한 나의 이야기들을 풀어보고 싶다.(대신 더 이상 글 못쓰는 날은 금지!) 그래서 8월 한 달, 새로운 도전으로 꽉 채웠던 한 달로 만족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