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26
살면서 타인이 보는 나에 대해 별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생각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어서 가끔 남의 눈치는 볼 지언정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편이다.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보여야 할 상대는 직장 상사도, 부모님도, 남편도 아닌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맡은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집중을 하고 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왜? 나중에 그때의 내 모습을 뒤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사회생활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이상 굳이 특별한 날이나 계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줄 아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함을 시간이 갈수록 점점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다.
20대 초중반 때만 해도 굳이 내가 어떤 말 혹은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꿋꿋이 열심히 하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해왔던 것들, 한 것들을 스스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직접 그리고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표출을 해야 그때서야 사람들이 가끔씩 뒤돌아봐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어떡해야 나를 드러낼 수 있을까. 나는 그 방법을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든, 글을 쓰든 어떤 다양한 방법이든 다 좋다. 대신 꾸준해야 한다. 사진 한 장으로 나를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 한 장으로는 어떤 사람이겠네라고 추측 정도만 할 수 있을 뿐, 나를 알리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신조어로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발표하는 '2018 트렌드 코리아'에 처음 등장하기도 했던 한국식 조어로서 취향이나 가치관, 정치. 사회적 신념에 '의미'를 두고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 단어로는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Meaning)'과 성향을 드러낸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뜻이다.
지금까지는 맡은 일 열심히 하고, 농땡이 피우지 않고 나름대로 성실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내 삶의 일대기를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으니 앞으로는 밥을 먹든, 영화를 보든, 회사에서 일을 하든 내가 하고 있는 다양한 행동들에 대해 느끼고 또 그것들에 대한 계속 기록하는 방법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를 드러내 보려 한다.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 최근에 시작한 블로그, 그리고 SNS 취미 계정을 통해 예전보다 더 다양하게 내 생각과 신념, 그리고 가치관들을 표현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