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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그리 Jul 09. 2023

신랑과 나 사이의 집 0708

하루에 행복한 일 하나면 됐지 뭐_가족

난 아침 출근, 저녁 퇴근

신랑은 점심 출근, 밤 퇴근

아이를 재우다 보면 항상 신랑이 퇴근했을 때는

이미 나는 꿈나라의 입성해 있다.

내가 출근할 때는 신랑이 꿈나라에 푹 담겨있다.


많은 맞벌이 부부가 그렇듯

내가 일을 시작하면서 우리 부부는 랜선부부가 되었다.


아이가 아플 때나, 어린이집에서 필요한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말해줘야 되기 때문에

아이의 어린이집 일이나 중요한 일은 톡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오전 시간에 아이, 신랑, 나까지 3명이 합체하는 하루,

토요일이다.

아이는 이 시간을 굉장히 좋아한다.

눈을 떠도 엄마, 아빠 모두 자신의 양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신랑과 나 사이에서 자던

5살 아이가 일어나더니 입꼬리가 쏙 올라가더니 말했다.

"엄마, 아빠 사이에 집이야."

그 말에 조금 불안하던 마음이 싹 가신다.


이상하게 워킹맘이 되면서 죄책감이 생겼다.

아이에게 시간을 온전히 쏟지 못하는 것

어린이집 등원-하원을 못 시켜주는 것,

아빠가 아이랑 놀러 갈 때 일이 바빠서 함께 가지 못하는 것 등등


이런 죄책감이 아이의 말 조금 씻겨진다.

5살이면서도 엄마가 퇴근하면 "엄마 수고했어."

아빠가 출근하면 "아빠 잘 다녀오세요."

배꼽인사해 주는 고마운 아들내미,

신랑과 나는 그냥 말없이 아이를 폭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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